꽃 이야기

당단풍나무(2014.01.11.)

털보나그네 2014. 1. 11. 17:08

 

 
Ondine ( 물가의 요정) - Andre Gagnon

 

 

 

 

당단풍나무.

 

 2014.01.11.

 

 

 

매년 가을이면 단풍으로 이름난 산은 단풍과 더불어 울긋불긋한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단풍이란 단어는 사전에 ‘기후변화로 식물의 잎이 붉은빛이나 누런빛으로 변하는 현상.

또는 그렇게 변한 잎’이라고 정의돼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나뭇잎 속의 끈적끈적한 당(糖)용액의 색소가 뿌리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잎에 남는데, 이 색소가 안토시안(Anthocyan)이면 붉은색으로, 카로틴(Carotene)이나 크산토필(Xanthophyll)이면 노란색 단풍으로 변한다.

 

단풍나무의 종류는 세계적으로 200여종이 넘으며, 주로 북반구의 온대지방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풍나무라 하면 ‘단풍나무’나 ‘당단풍나무’를 일컫는데, 두 종류는 비슷하지만 잎이 5~7갈래로 갈라지면 단풍나무, 9~11갈래로 갈라지면 당단풍나무다.

이 밖에 내장단풍, 섬단풍, 산단풍나무 등의 특산종이 있으며, 단풍이라는 이름은 달지 않았지만 단풍나무 속에 속하는 고로쇠나무, 신나무, 복자기나무, 청시닥나무, 복장나무 등도 가을이면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한다.


단풍나무의 속명 아케르(Acer)는 라틴어로 ‘갈라지다’라는 뜻이며, 종명 팔마툼(palmatum)은 ‘손바닥 모양’이라는 뜻으로 모두 잎의 갈라진 모양을 표현한 것이다.

한자 이름 단풍(丹楓)은 ‘붉을 단(丹)’과 ‘단풍나무 풍(楓)’으로 이뤄져 있어, 단풍이 물드는 특징을 묘사한다.

일본에서는 단풍나무를 카에데라고 하는데, 이는 단풍잎의 모양이 ‘개구리 손’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며, 중국에서는 단풍나무를 단풍(丹楓)이라 쓰지 않고 단풍나무 척(槭)자를 써서 척수(槭樹)라고 한다.

 

 

단풍나무과의 식물들은 시들어버린 잎을 끝까지 몸에 매달고 겨울을 나는 것들이 많다.

단풍나무, 당단풍나무, 고로쇠나무, 복자기나무가 그렇다.

이들은 시과(翅果), 즉 날개 단 씨앗을 달고 있다. 프로펠러 모양의 얇은 막 속에 씨앗이 들어 있는 것이다.

바람이나 물을 타고 되도록 멀리까지 날려 보내려는 의도 때문이다.
단풍나무류의 씨앗이 멀리 날아 갈 수 있는 것은 씨앗에 붙은 날개가 헬리콥터 프로펠라처럼 회전하는 과정에서 소용돌이를 발생시켜 날개 위쪽의 공기 압력을 낮춤으로서 아래쪽 공기를 위로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씨앗의 날개도 공기의 흐름을 따라 위로 올라가게 되고 씨앗이 공중에 머무는 시간도 늘어나는 것이다.

이 씨앗이 어미나무로부터 최대 100m정도 멀리 날아가 땅에 닿을수록 생존율이 높아진다.


꿈 많은 소녀의 책갈피에는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소년을 향한 사랑의 메시지가 있고, 아름다운 내일을 그리는 청춘에게는 내년의 푸르름을 연상하면서 가버리는 한해를 아쉬워하는 단풍잎이 있다.
비에 젖은 후질그레한 단풍잎에서 고개 숙인 장년의 서글픔을 보게 되고, 청소부의 빗자루 끝에 쓸려 쓰레기통으로 미련 없이 들어가 버리는 도시의 단풍잎에서 황혼기 아픔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가을은 단풍나무가 있어 더더욱 아름답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자라는 단풍나무는 당단풍나무이다. 우리가 관악산이나 설악산 같은 곳에서 보는 단풍나무는 거의 대부분 당단풍이다.

단풍나무가 가장 대접을 받는 나라는 캐나다이다.

캐나다의 국기에는 단풍나무의 잎이 그려져 있는데 그것은 설탕단풍이다.
캐나다에서는 이 설탕단풍에서 고로쇠나무처럼 수액을 채취한 후 끓여서 시럽을 만드는데 이것이 ‘매이플시럽(maple syrup)’ 즉 단풍나무 시럽이라는 것이다. 맛도 독특하고 당분도 몸에 해롭지 않아 설탕대신 많이 팔린다고 한다.
옛날에는 가마, 소반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었고, 요즈음은 피아노의 액션 부분을 비롯하여 테니스 라켓, 볼링 핀으로 쓰이며 체육관의 바닥재로는 최고급품에 속한다. 해인사 팔만대장경판의 재료 일부도 단풍나무라고 한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어려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리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을 늦춰서 기쁘리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이 세상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얼마나 행복하리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 가면서
다하지 못한 외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허전한 고마운 사랑이런가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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