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수리산-수리산역에서 병목안시민공원(52023.09.03)

털보나그네 2023. 9. 16. 14:43

수리산-수리산역에서 병목안시민공원

2023년09월03일 일요일

코스: 수리산역-초막골생태공원-능내정-무성봉-임도오거리-슬기산-바람꽃골자기-수리산성지-병목안시민공원.

거리: 12.25km

시간: 5시간54분47초(휴식: 29분28초)

평속: 2.3km/h

기온: 22.0/29.0℃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보니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먹구름이 가득이다.

7시부터 비가온다는 예보가 있다.

그러나 1시간만에 흐림상태에서 구름사이로 해도 보인다.

먼산은 못가고 가까운 수리산이라도 다녀와야 겠다.

우산과 베낭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전철을 타고 수리산역으로 갔다.

비가 부실부실 내린다.

초목이 젖어 조심스럽다.

철쭉동산으로 올라 초막골생태공원으로 향한다.

생태공원에 도착하니 비가 멎기시작한다.

대충 생태공원을 한바퀴돌다가 등로로 빠져나왔다.

능내정-무성봉-임도오거리로 연결되는 길은 걷기좋은 산책로, 간혹 맨발로 가는 사람도 보인다.

임도오거리에서 초코파이를 하나 먹고 다시 출발.

급경사구간이다.

습하고 힘들어 옷이 다 젖엇다.

오름길이 예전보다 더 힘이들고 중간에 쉬는 시간때문에 속도가 늦다.

수리산 군부대옆으로 가다가 수암봉으로 가는 초입에서 휴식.

들꽃사진이나 찍다가 병목안으로 빠져 일찍 귀가해야 겠다.

자꾸 요령이 생겨서 큰일이다.

변산바람꽃이 피던 그 골짜기에는 온갖 들풀들이 자생한다.

바람꽃이 지면 현호색이 피고, 현호색이 질때면 피나물꽃이 피고...

지금은 멸가치와 참나물꽃이 피였다.

그리고 참회나무열매가 꽃을 대신하고 있다.

맑고 고운 물이 바위사이로 새와 함께 노래를 부른다.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계곡에서 방황을 하다가 나오니 배가 곱프다.

늘 가던 곳, 오늘도 그곳으로 가서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잘 정비된 둘레길을 따라 하산.

수리산성지를 지나니 식당가.

이곳을 지나기엔 덥고 지루하고, 차가 수시로 지나가 신경이 쓰인다.

어느덧 병목안시민공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먹었다.

 

참회나무열매

 

먼 길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저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시작한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 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 강가에 앉아

저 물살 같은 자유를 배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보지만

삶이란 비상을 거부하는

가파른 계단

나 오늘 이 먼 곳에 와 비로소

두려운 이름 신이여!를 발음해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 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문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