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성주산
2023년07월08일 토요일
코스: 대야역-방아다리길-봉매산-여우고개-하우고개-성주산-소내골-상대야동-대야역
거리: 8.82km
시간: 2시간05분45초
평속: 4.2km/h
기온: 22.0/30.0℃
오전에 회사에 출근을 하고 일끝내고 집에 오면서 날씨를 검색하니 장마비가 내일부터 시작이란다.
오후 5시에 광명역으로 와이프를 모셔와야 하기에 몇시간의 시간이 비여있다.
그틈시간을 이용하여 그동안 가지못했던 소래산,성주산을 갈 생각이다.
4시까지는 집에 와야 한다,시간이 빠듯하다.
출발시간 2시,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동네길을 빠져나간다.
나무가 무성한 산속으로 들어가니 한결 좋아졌다.
초입에 산소주변으로 발길을 옴겨본다.
산소주변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간혹 쉽게 보지못하는 들풀들이 자란다.
역시, 기대했던 모습이 보인다.
타래난초! 산만한 잔디 풀숲에 꽃대를 내밀어 꽃을 피운다.
가녀린 꽃대에 밥풀만큼 작은 꽃들이 줄기를 감싸듯 빙빙 돌며 다닥다닥 붙어 있다.
흘깃 지나치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작은 꽃, 자세히 살펴보면 볼수록 신기하고 별난 꽃이다.
선명한 분홍빛 덮개 꽃과 백설처럼 하얀 입술꽃잎의 맑고 화사한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만하다.
단정하게 일렬로 피는 꽃이 아니라, 꼬이고 뒤틀린 듯 배배 틀어진 채로 꽃대를 감듯이 돌아가며 꽃이 핀다.
무질서하고 산만해 보일만도 하다.
그러나 오히려 깔끔하고 분홍빛과 흰빛의 꽃잎이 한데 어울려 영롱한 광채를 발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감상을 마치고 다시 주변을 돌아보니 풀숲에서 '티'가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 감동적이지는 않다.
타래난초/박대문
짙은 외로움 소름 돋게 묻어나는
봉분(封墳) 언저리 풀섶에
불쑥 솟은 가녀린 꽃대
외로운 영혼의 넋이런가.
꼬이고 뒤틀린 마디마디
엉긴 듯 감긴 듯 또아리를 틀었다.
희로애락으로 얼룩진 세월
엎어지고 뒤집힌 꽃이 되었나 보다.
굴곡진 지난날의 되울림인가?
한여름 뻐꾸기 애잔한 울음 속에
지는 듯 피어나는 꼬임과 뒤틀림,
붉고 하얀 꽃잎이 오히려 곱다.
(2020. 7. 10. 타래난초꽃을 보며)
백합나무숲을 지나 밤나무숲을 지나니 이제 버섯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까시아 흰구멍버섯(장수버섯)이 영락없다.
버섯은 난분해성 화학물질을 분해하여 토양오염을 막아준다.
죽은 나무에는 영락없이 버섯이 자라고 있다.
버섯들이 바쁜 발길을 막아세운다.
그런데 발도 무겁고 몸도 무겁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나의 육신, 이제 저질체력으로 가려는가?
골반이 아파서 속도가 나질 않는다.
산엘 다니면서 거침없이 달려가는 산악마라톤 메니아들의 뒷모습을 보면 부럽 다.
다리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튼튼한 다리를 보존하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하겠다는 느낌이 든다.
살다보면 산다는 것이 별것 아닌데, 삶은 나를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
살아있다는 것이 희망이지만 동시에 고통을 동반한다.
고통도 행복안에 있다.
삶은 이래나 저래나 지나고 나면 후회만이 남는다.
도대체 나는 무엇때문에 사는 것일까?
머리아프게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라.! 살아 있기때문에 사는 것이다.
그냥, 살면 되는 것이다.
뻐꾹이가 모습을 숨긴체 요란하게 울어댄다.
이곳에 집이 있는지 이곳을 지날때면 늘 듣게된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처음에 너무 여유를 부린것 같다.
시간이 몇분 안남았다.
조급한 마음에 걸음이 빨라진다.
그래도 늦지는 않았다.
무사히 광명역을 다녀왔다.
꽃쟁이 여로(旅路)
스쳐 가면 인연이요
스며 오면 사랑이라.
어디 사람만의 관계이랴.
들길에서 산길에서
고향에서 타향에서
오가며 주고받는 눈맞춤.
하늘, 땅도 나와 함께 있고
만물이 더불어 나와 하나인데
산들꽃인들 다름 있을쏜가?
꽃 그리움은 갈수록 깊어만 가고
꽃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으니
꿈을 좇는 산새가 될까.
그리움 털고 바람이나 될까.
가도 가도 끝없을 꽃쟁이 여로.
(2023. 1월. 안나푸르나 ABC 트레킹을 회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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