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과천 청계산-대공원코스(2022.12.04)

털보나그네 2022. 12. 4. 20:29

과천 청계산-대공원코스

2022년12월04일 일요일

코스: 대공원역2번출구-과천매봉(응봉)-이수봉-석기봉(망경대)-청계산매봉-옥녀봉-대공원역

거리: 15.27km

시간: 5시간41분02초(휴식: 30분48초)

평속: 2.9kn/h

기온: -6.0/1.0℃

월드컵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토요일새벽 0시, 포르투갈과의 3차전 경기에서 2:1로 이겨 16강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 우루과이와 0:0 무승부,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3:2로 패.

1무1패로 조4위로 밀려나간 상태로 포르투갈과 이겨도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겨야만 가망이 있는 상태였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수있는 확율은 9%로 아주 희박하다.

가나전에서 벤투감독이 레드카드를 받아 포르투갈전은 관중석에서 지켜만 봐야 하는 상태.

기대도 하지않고 아쉽지만 잘 싸워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만을 기대하며 경기를 보았다.

그런데 희망을 잃지않고 열심히 해서인지 후반 연장시간에 접어들면서 1:1상항에서 한골을 추가하여 2:1이 되었다.

그때, 같은 시간에 펼처지고 있던 가나와 우루과이전은 2:0으로 우루과이가 이기고 있다.

이대로 끝나면 조2위로 올라간다.

희망이 보인다.

가나의 선전으로 2:0을 지키고 우루과이가 승리했다.

한국선수와 응원석은 축제분위기, 아니 온나라가 기쁨의 도가니에 빠졌다.

기적이 일어났다.

이사실은 전세계를 깜작 놀라게 했다.

가나와 우루과이전, 악연의 사연이 있었다.

2010년에 일어난 일명'신의 손' 사건이다.

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 1:1후반연장까지 팽팽한 접전상태에서 가나의 도미니크 아디이아의 헤더가 골키퍼를 지나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정체 모를 손이 등장했다.

골키퍼의 손이 아닌 우루과이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의 손이 공을 막았다.

수아레스는 이러한 기이한 행동으로 골키퍼 역할을 자처한 뒤 퇴장 당했다. 

가나는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넣지 못했다. 

그리고 승부차기 끝에 결국 우루과이가 승리했다. 

수아레스는 우루과이의 영웅이 됐지만 가나는 '악마의 손에 당했다"며 분노했다.

아프리카 최초의 4강신화를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허무하게 깨버렸다.

그후,12년이 흘렀지만 가나는 그날의 악몽을 잊지않았다.

수아레스도 그날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반응은 달랐다. 

수아레스는 가나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사과하지 않겠다, 그때 퇴장당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나는 핸드볼을 했지만 가나는 PK를 놓쳤다"며 "상대에게 태클을 가해 부상을 당하고 레드카드를 받았다면 사과하겠지만 이건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말에 가나는 더욱 분노를 했다....

16강에 오르면 피파로부터 배당금 169억을 받는다.

최종우승국에겐 547억원,준우승국에겐 391억원...

대한민국에서 주는 성과금도 있다.

월드컵참가수당은 2천만원,승리하면 3천만원,무승부시엔 천만원.

16강에 진출하면 1억원,8강에 진출하면 2억추가...

12월06일 04시 펼처질 16강전은 축구강국 브라질이다.

우승후보다.

산을 넘기에는 너무 높은 산이다.

그래도 해봐야지, 또 어떤 이변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첫눈이 내렸으니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다.

기온이 급강하하여 영하의 날씨.

오늘아침은 영하6도, 쌀쌀하다.

이제 베낭에 아이젠도 챙기고 손난로도 챙기고,후라쉬도 챙겼다.

겨울철엔 특히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안전산행을 기해야 하리라.

오늘은 가까운 과천의 청계산으로 발길을 옴긴다.

청계산은 육산이라서 위험구간이 적고 관절에도 무리가 가지않아 산행후 후휴증이 적다.

08시30분부터 산행을 시작.

산객들이 보이지않는 한적한 산길이다.

계단구간을 올라도 땀이 나지않는 것은 기온이 그만큼 춥다는 증거다.

응봉을 지나 이수봉삼거리, 산객들이 모여서 따끈한 어묵을 사먹고 있다.

10시가 넘었는데도 구름이 많아 해가 보이지않는다.

이수봉을 찍고 돌아나와 석기봉으로 간다.

망경대 바위꼭대기엔 어제내린 잔설이 바위위에 녹지않고 그대로 있다.

전망을 보고 다시 청계산매봉을 향한다.

11시30분, 식사는 매봉을 지나서 옥녀봉쯤에서 먹어야 겠다.

추운탓인지 산객들이 보이지않더니 매봉근처에 접근하니 보이기시작한다.

오늘은사람이 많지않아 매봉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제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산책객도 많이 눈에 띈다.

옥녀봉을 지나 탁자의자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춥다.

서둘러 움직였다.

청계산에도 소나무가 참 많다.

초목들이 추위에 부르르 떨며 찾아온 겨울을 견디고 있다.

앞으로 100일정도는 참아내야 한다.

 

 

가지 않은 길/로버트 프로스트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한참을 서서
낮은 수풀로 꺾여 내려가는 한쪽 길을
멀리 끝까지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 생각했지요
풀이 무성하고 발길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그 길도 걷다 보면 지나간 자취가
두 길을 거의 같도록 하겠지만요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고
낙엽 위로는 아무런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아, 나는 한쪽 길은 훗날을 위해 남겨 놓았습니다!
길이란 이어져 있어 계속 가야만 한다는 걸 알기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거라 여기면서요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새로운 길/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이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2월

불꽃처럼 남김없이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스스로 선택한 어둠을 위해서

마지막 그 빛이 꺼질 때,

유성처럼 소리 없이 이 지상에 깊이 잠든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허무를 위해서 꿈이

찬란하게 무너져 내릴 때,

젊은 날을 쓸쓸히 돌이키는 눈이여,

안쓰러 마라.

생애의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

사랑은 성숙하는 것.

화안히 밝아 오는 어둠 속으로

시간의 마지막 심지가 연소할 때,

눈 떠라,

절망의 그 빛나는 눈.

 

오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