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수리산-수리산역에서 수리약수터까지(2022.12.25)

털보나그네 2022. 12. 25. 22:37

수리산-수리산역에서 수리약수터까지

2022년12월25일 일요일(성탄절)

코스:수리산역3번출구-철죽동산-무성봉-슬기봉쉼터-태을봉-관모봉-수리약수터-군포전통시장

거리: 11.41km

시간: 4시간22분58초(휴식:13분56초)

평속: 2.8km/h

기온: -9.0/0.0℃

연일 영하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어제는 세탁기가 얼어서 녹이는데 온가족이 동원되었다.

그러나 '동지' 지난지 이틀이되었으니 점차적으로 해뜨는 시간이 길어지고 기온도 오를 것이다.

이제 태양의 주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오늘 일출시간 7시45분,일몰시간 5시20분.

어제 저녁은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초밥에 골뱅이 무침,케익,난 막걸리와 와인까지 먹었다.

오늘은 와이프가 맛있는걸 해줄테니 산에갔다가 5시까지 오라고 한다.

겨울철엔 몸도 움추려들고 길도 미끄러우니 안전산행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천마산을 염두에 두었는데 수리산으로 바꾸웠다.

간밤에 꿈을 꾸웠는데 길을 가는데 독수리가 내 어깨에 않아서 함께 걸어갔다.

독수리가 감기에 걸려서 힘이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꿈에 독수리를 보았으니 수리산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행선지를 바꾸웠다.

코스는 편안하게 걷기좋은 수리산역 무성봉코스.

집을 나서니 아직 동이트지않은 어두운 거리다.

꿈지럭거리다가 시흥대야역 7시7분차도 놓처버렸다.

수리산역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뜨고 청명한 하늘을 보여준다.

철죽동산코스로 발길을 옴긴다.

며칠전 내린 눈이 쌓인체 얼어 녹지않았다.

쌓인 눈 위로 사람들의 발자욱이 겹처서 길이 되었다.

간간히 미끄러운 곳이 숨어있다.

긴장을 푼사이 살짝 옆으로 넘어졌다.

조심스럽게 무성봉을 지나 하늘정까지 왔다.

걸었더니 몸에서 열기가 나와 더워져서 내피를 벗었다.

이제 슬기봉까지 계속 급경사구간이다.

몇몇의 등산객들이 앞서가고 뒤에서도 따라온다.

맑은 하늘, 태양의 열기가 따사롭다.

중터에 전망대에서 바라본 군포시내, 연무때문에 푸였게 모락산,광교산이 모인다.

슬기봉갈림길 내리막구간에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능선의 왼쪽은 찬바람이 불고, 오른쪽은 따스한 햇살이다.

수리산이 벌판의 바람을 막아 군포시를 감싸 안았다.

태을봉직전 칼바위능선길에 데크길과 전망대가 새로 설치되었다.

규암으로 이루워진 뽀족하고 날카로운 바위들이 비스듬히 서서 능선길을 막아섰다.

그 사이사이로 가다가 미끄러지고 넘어지기 일쑤다.

그래서 데크를 설치하여 안전을 확보했다.

수리산에는 규암뿐아니라 흑운모호상 편마암,안구상편마암도 혼재해 있다.

수리가 하늘을 맴돌고 있다.

겨울에는 날짐승들이 눈에 자주 보인다.

태을봉을 지나 관모봉에선 동고비종류가 빠른 몸놀림으로 도라친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않고 움직인다.

동고비는 우리나라 텃새인데 멸종위기종이다.

곤충과 거미류를 주로 먹지만 잡식성이라 아무거나 다 먹는다.

아직 11시35분, 하산하여 '오로지짬봉'을 사먹어야겠다.

언젠가 수리산을 하산하여 우연히 먹었는데 맛있어서 알아보니 이름있는 맛집이였다.

그런데 정확한 위치가 생각이 안난다.

하산길은 수리약수터로 가는 길이 이정표도 잘 되어있고 제일 좋아보인다.

오늘은 제일 안전한 곳으로 가기로 했다.

하산을 하고 보니 군포시다.

일단 큰길로 나가서 주변을 살펴보니 군포전통시장이 보인다.

'오로지짬봉'은 아니지만 '미향'이라는 중화요리집으로 가서 '고기짬봉'을 시켜먹었다.

큰길을 건너니 유일하게 우리동네로 가는 31-7번 버스가 있다.

겨울햇살을 차창가로 받으며 졸다가 깨다가 하면서 집으로 갔다.

집에도착하니 3시경, 일찍왔다고 와이프 몸도 마음도 바쁘다.

무얼하려고 그리바쁜지 모르겠다.

씻고 집청소를 하는동안 준비를 다 했다.

5시, 이른저녁을 먹는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밀푀유나베'요리다.

프랑스어 '밀푀유(mille feuille)'와 일본어 ‘나베(なべ)의 합성어로 쇠고기와 배추 등을 주재료로 한 전골 요리이다. ‘천개의 잎사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일본식 샤브샤브라고나 할까?

먹고난 후 그 육수물에 우동을 삶아서 먹는다.

아무튼 배터지게 먹었다.

누님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부터 년말까지 베트남 다낭으로 여행을 다녀온단다.

둘째형에게 전화했더니 무릅이 아프다고 해서 걱정스럽단다.

나도 운동너무 심하게 하지말고 조심하라신다.

나이가 먹을 수록 늘어나는 것은 아픈곳 뿐이다.

노후에는 궁색하지않아야 하고(貧苦), 외롭지않아야하고(孤獨苦),

무료하지않아야하고(無爲苦), 병들지 않아야 한다(病苦).

즉 사고(四苦)가 없어야 한단다.

어느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길이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극복해야할 길이기도 하다.

넉넉한 마음으로 욕심부리지말고 게으르지않고 열정을 잃지않는다면 근접할 수 있을것 같다.

오늘도 기도하며 산행을 했다.

사고(四苦)를 이겨내게 해주십시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는 것을 본 일이 있다

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

철 되어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

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면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하늘이 우물을 파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문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