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에 바람 불던 날
2022년03월05일 토요일 경칩날(驚蟄)
거리: 9.52km
시간: 5시간18분(휴식: 1시간02분)
코스: 수암동-수암봉-부대옆봉-꼬깔봉-제3산림욕장-태양산갈림길-수암동
일주일만에 다시 왔다.
8851번 버스를 타기위해 신천동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떡집에서 떡을 3,000원을 주고 한팩 샀다.
지난 주 삼미시장에서 4천원 줬는데 여기는 천원이 더 싸다.
정류장에 도착, 버스전광판에는 '차고지대기'로 나와 있다.
어쩔까? 망설였다.
전철를 타고 대야미역에서 슬기봉으로 넘어갈까?
잠시후 전광판에는 34분으로 나오더니 금방금방 시간이 줄어든다.
버스정류장에는 찬바람이 엄청 불어댄다.
결국 8851번 버스를 기다려서 탑승.
수암동에 도착하니 10시40분이다.
오늘이 경칩날인데,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물이 풀린다고 하였다.
완연한 봄이 오고, 초목의 싹이 돋아나고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오늘 날씨는 아직 한겨울이다.
오늘도 변산아씨는 만나보기 힘들것 같아 보인다.
오늘은 솔숲쉼터로 안가고 수암봉으로 직방으로 올라가는 2코스로 갔다.
처음에는 한사람도 안 보이더니 6부능선쯤에서 두사람, 앞서가니 또 두사람, 또 지나쳤다.
정상에 도착하니 11시30분이다.
오늘은 미세먼지 '나쁨'인데 하늘은 맑음이고 해가 떠서 지난주 보단 양호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상당히 낮은 것 같다.
부대옆봉을 지나 꼬깔봉을 지나쳐 가서 쉼터가 있는 정자를 지나 계곡으로 향한다.
건조한 날씨에 강하게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강원도 곳곳에선 산불이 났다는 뉴스다.
울진,삼천은 어제오전, 강릉은 어제오후 10시경, 진화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모양이다.
진짜 산불조심 해야겠다.
계곡으로 내려갔더니 오늘도 역시 변산바람꽃 아씨는 보이지 않는다.
한사람이 커다란 카메라를 메고 왔다갔다 한다.
가만히 서서 지켜보니, 나무가지로 낙엽을 들처내며 돌아다닌다.
저렇게 극성스럽게 하지말고 포기하고 돌아서야 겠다.
때가 되면 올라올텐데, 아직 때가 안되어 땅속에 숨어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든다.
반대편 언덕에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먹는 중에도 몇사람이 지나갔다.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봤냐고 나에게 묻곤 지나간다.
커피까지 한잔 먹고 일어나니 시간이 꽤 지나 갔다.
다시 계곡밑으로 하산하다가 몇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바람꽃 새싹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올라오고보니 너무 추워서 후회하는 모습같다.
나는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는데, 이 사람들은 잘도 찾아낸다.
올해는 늦어도 너무 늦다는 말이 이구동성이다.
다시 계곡밑으로 내려갔다.
올라가는 몇사람을 만나 지나치고, 결국 오늘도 아무것도 보지못하고 만다.
다시 태양산옆을 끼고 올라와 수암동으로 하산했다.
하산하면서 생각해 보았다.
그들은, 아마도 첫꽃을 누구보다 제일먼저 발견하려는마음으로 그렇게 헤집고 다니나 보다.
그들에겐 나중에 여기저기 만발하게 올라온 후에는 재미를 못느낄지도 모르겠다.
이른 봄에 다른 식물들보다 먼저 꽃을 피워 번식을 마치고, 주변나무들이 잎이 나기전에 광합성을 해서 덩이뿌리에 먼저 영양분을 가득 저장해 두려는 그들의 생존방식이다.
꽃이 지고나면 모두 땅속으로 숨어버리고 그자리엔 현호색이 또 현란하게 꽃을 피워댄다.
그다음엔 피나물이 계곡을 장식한다.
그러다보면 봄이 가고 여름이 온다.
꽃샘추위가 매섭다.
바람이 온 산 온 들에 불어댄다.
이렇게 강한 바람이 이리저리로 불어대면
봄은 그 바람의 등에 업혀와 이산 저산에 내려앉는다.
그렇게 그렇게 바람이 불다가 멎으면
온산 온들에서 봄들이 모습을 들어 내기 시작한다.
그래, 불어라 바람아
봄을 한껏업고 와서 불어라.
그렇게 그렇게 바람이 불다가 멎으면
온산 온들에 봄들이 모습을 들어 낼테니...
하산을 마치고 수암동 빌라촌을 지나치는데 산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온다.
아마도 수리산줄기 너구리산방향인것 같다.
이 거센바람에 불를 끄기도 쉽지않을 것 같은데 어떻하나...
정류장에 도착하여 전광판을 보니 8851버스가 전정거장에 와 있다.
운이 좋다.
버스를 타고 신천동에서 내려 걸어서 집으로 ...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영월에서도 불이 났고, 안산 상록수 수리산자락에서 불이나 진화중이라고 나온다.
산불조심!!
경칩
입춘 다음 찾아오는 봄의 세 번째 절기이자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땅 속에서 깨어나고
초목의 싹들도 돋기 시작한다는 경칩의 유래
천둥소리에 벌레가 놀라 땅에서 나온다고들 해서
놀랄 경(驚)자와 벌레 칩(蟄)자를 써서 사용하는
24절기 중 슬슬 봄나들이를 나서는 세 번째 절기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인 시기인데다
일명 계칩(啓蟄)이라고도 하는 동지이후 74일째가 되는
양력 3월 6일경부터 춘분 전까지의 음력 이월절(二月節)
손병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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