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where In My Heart - George Davidson
소래산에서.
2015.06.13.
아침에 그동안 못한 집안 일들을 다 마치고 나니 2시가 넘어가고 있다.
집에서 나와 숲속으로 햇살을 피하여 간다.
시흥에서 산지도 꽤 오래되었다.
결혼하여 6개월을 서울 신림동에서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하여,
아이 둘를 낳고,아이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되었다.
애들에게는 이곳이 고향이 되었다.
25년?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도 나는 아직도 이곳이 서먹하다.
동네 어디를 둘러보아도 모르는 곳 없고 눈길이 한번쯤은 안간곳 없이 스치고 간 것 같은데...
서먹스러운 것은 왜 일까?
산길를 걸어가며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 내가 살아온 지난 시간들이 스처 지나 간다.
어리석은 나의 뒷모습...
순박하고 어리석었던 그 나날들이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초록이 무르익고 있는 숲길...
솔나무꽃.
밤꽃이 활짝 피였다...
이제 젊었던 시절 다 보내고 중년이 되어 퇴직을 앞두고 있고,
얼마있으면 자식들도 결혼한다고 할텐데...
뭐하며 살았는지 손에 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허무한 마음에 돌아 본 과거는 쓸쓸한 그림자뿐...
그래도 나름 열심히 산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는데...
사람의 삶속에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그 무엇인가 끄는 운명적인 힘이 존재하는 것인가?
알듯 모르는듯 지나가는 시간들이...
이것이 내가 의도 했던 것인가?,
아님, 운명에게 끌려서 온 걸까?
까치수영이 선을 보이기 시작한다.
소나기가 자나가고, 비가 그치고 나니 한 달림이가 산악훈련을 하느라 지나가고 있다.
자귀나무
접시꽃과 낭아초.
어느덧 시간이 흘러 5시30분이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좀더 여유스럽게 주변을 돌아 본다.
나를 반기는 것은 대자연뿐이란걸 느끼니 떨어지기가 아쉬워 진다.
늘 언제나 그자리에서...
변함없는 대자연.
늘 나에게 참되게 살아가라고 일깨워주는 그 성실한 모습들...
말로는 형현할 수 없는 그 많은것들이 대자연 속에는 있다.
토요일오후 퇴근길 정체.
소래산 정상에 오르니 대기가 청명하지 못해 시계가 좋지않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후련한 풍경에 빠져 한참을 보내다 하산.
하산길에는 전에 없던 나무테크가 설치되어 있어 수월한 하산길...
산을 내려오면서도,
우리아이들과 어린시절, 손을 잡고 같이 오르던 그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힘들다고 하면 약수터옆 정자에 앉아서 쉬었다가 오르던 그 추억들...
그때보다 길이 더 좋아졌는데....
생활속의 많은 잡념들이 바람이 되어 스처 지나가 머리카락들이 휘날린다.
누구든 어느정도의 상념은 품고 사는 것이라고 위안을 하며 발길을 집으로 향한다.
'추억으로 남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가집 다녀오기(2015.10.17~18) (0) | 2015.10.19 |
---|---|
인생의 절반은 절제,나머지 반은 식욕으로 산다.(2015.10.05) (0) | 2015.10.05 |
봄길과 동행하다.(2015.05.17)-Forever / Steve Rainman (0) | 2015.05.17 |
여유-Giovanni Marradi - Shadows(그림자) (0) | 2015.05.01 |
처가집(2015.04.12) (0) | 2015.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