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운길산 들꽃산행(2024.03.17)

털보나그네 2024. 7. 16. 12:35

 

운길산 들꽃산행

2024년03월17일 일요일

코스: 운길산역-수종사-절상봉-운길산정상-세재고개-세정사-운길산역

거리: 15.41km

시간: 6시간58분05초(휴식: 1시간15분49초)

평속: 2.7km/h

기온: 6.0/11.0℃

소모열량: 1,562kcal

봄과겨울이 공존하는 계절 삼윌, 오늘은 운길산을 다녀왔다.

금요일,회사에서 갑자기 회식을 한단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음식점마다 만원사례.

겨우 겨우 회사근처 허름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의외로 고기도 맛있고 반찬도 정갈하다.

사장님도 친절하고 서비스도 좋다.

2차는 당구장,3차는 근처 포차식당.

원래,난 1차만 참석하는 편인데 오늘은 오랜만에 새로온 사람도 있고,술도 고팠고 해서 끝까지 갔다.

토요일아침은 침대에 누워서 보냈다.

오후엔 헬스장에서 3시간동안 땀을빼고나니 한결 몸이 가뿐해졌다.

 

운길산 세정사코스,예전에 한번 가려다가 잘 몰라서 운길산~예봉산만 한바퀴 돈적이 있었다.

오늘은 운길산에서 세재고개로 가서 세정사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정했다.

용산역에 도착하니 덕소행 다음 지평행이다.

덕소행을 그냥 보내야 하니 시간이 남아 매점에서 토스트와 아메리카노로 아침을 대신했다.

지난번 산행때 산에서 선글라스를 분실했다.

인터넷으로 구매를 했다가 마음에 안들어 다시 반품했다.

서랍 구석구석 뒤져보니 오클리선글라스가 하나 있어서 마음에 들진않지만 급한대로 모자에 걸고 나왔다.

전철에서 두분의 노인과 대화를 나누웠다

86세와79세의 곱게늙으신 할머니.

나도 그들처럼 잘 늙을수 있을까?

86세할머니는 뜨게질을 하면서 대화를 하셨다.

그연세에도 손놀림이 빠르시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파릇파릇 초록초록, 가로수 산수유나무 가지끝에 노란꽃망울이 터지고 있다.

운길산역에서 수종사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생강나무 노란꽃이 나를 반겨준다.

수종사를 둘러보고 ,절상봉으로 그리고 운길산정상에 도착하니 10시45분.

대기가 뿌연것이 맑지가 않다.

세재고개까지 3.7km, 운길산 맞은편 산을 하나 넘었다.

그런데 산의 이름이 없다, 그냥 무명봉이다.

세재고개 (새우젖고개) 사거리에서 한숨 돌리고 간식도 먹고 하산.

세정사입구에서 계곡으로 빠진다.

몇몇사람이 있어서 쉽게 알수가 있다.

초입부터 꿩의바람꽃이 반기고 귀한 만주바람꽂도 보인다.

현호색,앉은부채,얼레지가 보이고,미치광이 풀, 괭이눈도 보인다.

계곡은 생각보다 길다.

그리고 들꽂도 많다,다양한 들꽃들의 향연이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사진을 찍다가 배가고파서 시간을 보니 3시가 되어간다.

카메라 건전지가 방전되었다.

계곡옆 바위에 앉아 점심을 해결하고 좀더 올라가 보았다.

복수초가 보이기시작한다.

카메라도 방전되었고 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하산해야겠다.

세정사에서 운길산역까지 거리가 만만치않다.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운길산역에 도착하니 4시40분.

귀가시간을 앞당길려고 했는데 오히려 귀가시간이 늦어질것같다.

바람꽃.

미나라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며 이른 봄 산지의 반그늘에서 자란다.

덩이줄기는 공 모양이고 수염뿌리가 많이 있다.

줄기는 연약하고 곧게 서며 높이는 15cm 정도이다.

뿌리잎은 긴 잎자루가 있고 3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줄 모양이다.

바람꽃이란 이름은 서양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 바람꽃의 영어식 이름은 wind-flower이다.

이는 이 꽃이 가지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다.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아내인 꽃의 여신인 플로라 몰래 여종인 아네모네와 바람을 피우다 들키는 바람에 플로라의 노여움으로 여종 아네모네는 꽃이 되고 만 것이다.

아네모네는 라틴어로 '바람의 딸'이란 뜻이다.

그래서일까.

바람꽃이 필 때면 아네모네를 잊지 못하는 서풍의 신 제피로스처럼 바람이 멈추지 않고 연신 꽃대를 흔들어 댄다.

바람을 타는 꽃을 보고 있노라면 선뜻 바람꽃보다 더 근사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날씨가 더워지기전에 서둘러 꽃을 피워 종자를 맺고 땅속줄기에 많은 양분을 축척한후 나뭇잎이 무성하여 햇빛을 가리기전에 한해살이를 정리하고 땅속에서 내년을 기다린다.

곧 자라날 주변의 식물들과의 경쟁을 피하기위한 생존전략이다.

꽃받침은 꽃을 돋보이게 받쳐주고 열매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갖출 만큼 여유가 없는 바람꽃은 꽃받침을 아예 꽃잎의 역할을 하도록 진화시켰다.

따로 꽃받침을 만드는데 영양분을 헛되게 쓰지 않고 열매를 맺으려는 바람꽃의 특별한 생존전략이자 지혜다.

덕분에 우리는 얼음 덮인 계곡에서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비단 일찍 피어 봄을 알리는 꽃이어서가 아니라 순결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은 여느 꽃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내일은 없다

 

내일은 없다

오늘을 천년처럼

 

김태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