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망월사에서 천축사
2023년04월09일 일요일
코스: 망월사역-덕천사-망월사-포대능선-사패산-포대능선-자운봉-천축사-도봉탐방지원센터-도봉산역
거리: 14.16km
시간: 07시04분48초(휴식:28분18초)
평속: 2.1km/h
기온: 4.0/16.0℃
북한산,도봉산은 우리나라의 명산중에 명산.
기회가 있을때 한번이라도 더 다녀옴이 좋을것 같다.
오늘은 도봉산으로 발길을 옴겨본다.
전철을 타고 가느데,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어느새 파릇한 새싹이 돗아 온산이 연두빛 새옷으로 갈아 입었다.
4월, 화창한 봄날은 그야말로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다.
도봉산역,망월사역,회룡사역 어디서 내릴까? 결정장애가 있다.
결국, 망월사역에서 하차했다.
쌀국수와 막걸리를 샀는데 주인 아줌마가 막걸리에대한 팁을 하나 알려준다.
거품안나오게 따는 비법, 명품이라고 써 있는 곳을 손으로 꾹 누르면서 천천히 뚜껑을 돌리면 된다.
가방에 넣으려는데 뚜껑을 살짝 더 돌리면 1mm정도 더 돌아간단다.
이것이 숨구멍이란다.
눈이 부시도록 화창한 봄날에 계곡을 따라서 돌계단을 오른다.
물은 힘차게 흐르고, 봄햇살이 물속으로 내려앉아 보석같이 영롱한 빛을 발한다.
산벚꽃이 하얗게 피여있고, 산괴불주머니,개별꽃이 활짝 웃으며 나를 반긴다.
깅렬한 햇살에 눈이 부시다.
오늘은 망월사를 겉에서만 구경하고 지나첬다.
불경외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오는데 왠지 분위기는 전과 다른 느낌이다.
무위당(無爲堂)은 비여있는 듯하다.
무위당의 현판은 청나라의 조선주재 총리교섭통산대신으로 왔던 원세개(위안스카이)가 쓴 글씨다.
138년이나 지난 글씨가 지금도 변함없다.
이제 체력이 달리는 건가? 점점 힘이 든다.
아직 갈길이 먼데 벌써부터...
포대능선에 도착, 사패산을 다녀와야 겠다.
사패산까지는 2,2km, 왕복 4.4km면 만만치 않은데...
가는 길이 능선길인줄 알았는데 계속 내리막길이고 계단도 많다.
은근 후회를 한다.
그런데 한무리의 산악마라톤마니아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뒤에서 오더니 나를 앞질러 지나간다.
뒤쫒아 가 보았지만 금방 사라졌다.
헐레벅덕 숨만 차고 속도는 나오지않는다.
양쪽 골반이 무겁다.
고관절에서 부하를 받으니 빨리 나아가지가 않는다.
지금껏 느긋하게 다녔다.
그들이 지나간 뒤, 자극을 받았다.
근력을 키워야 겠다.
이렇게 안이하게 허송세월만 보내지말아야 겠다.
하지만 갈수록 점점더 다리에 힘이 빠진다.
사패산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다.
사진도 찍고, 경치구경도 하고 사람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드론을 띄우다가 산악관리자에게 걸려 범칙금을 내고 있다.
사패산을 돌아 나오는데 헬기소리가 요란하게 나고, 사패산으로 간다.
다시 오던길을 지나 자운봉으로 향한다.
배가 곱아 식사자리를 찾았지만 마땅치 않아 계속 가다보니 자운봉밑까지 왔다.
갑자기 바람이 강풍으로 변해 바람피할 곳을 찾아야겠다.
결국 마당바위직전 휴게소에서 자리를 잡았다.
식사를 끝내고 천축사로 가서 사찰구경하고 나와 도봉탐방지원센터로 하산.
길이 합류가 되니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여전히 계곡에선 힘찬 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상가지역을 지나 도봉산역으로 향한다.
4시가 넘어가고 있다.
가까스로 6시전에 집에 도착했다.
![](https://blog.kakaocdn.net/dn/bw8P4n/btr8Nc6pfdd/kqGIt4wJOdPdo7rWKBBg4k/im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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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사 현판
포대능선 아래에 있는 망월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 639년 해호 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신라의 수도인 경주 ‘월성(月城)’을 바라보며 왕실의 융성을 기원했다 해서 망월사(望月寺)라고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3·1독립운동 33명 중 만해와 함께 불교를 대표했던 백용성스님이 1905년 선원을 개설하고 제자들을 길렀다. 망월사의 천중선원은 근대의 고승인 만공(滿空)·한암(漢巖)·성월(惺月) 등이 후학들에게 선(禪)을 가르친 유서깊은 선원이다.
주지 스님 집무실 등 요사채가 있는 건물 무위당(無爲堂)에 한자로 망월사(望月寺) 라 쓴 현판이 걸려있다. 현판 내용이 특이하다. ‘주한사자원세개(駐韓使者袁世凱) 광서신묘중추지월(光緖辛卯仲秋之月)’이 눈에 들어온다. 광서는 청나라 11대 황제 광서제를 말하는 연호로, 마지막 황제 푸이(12대)의 바로 전 기울어가던 청나라의 황제다. 1891년 가을에 원세개(위안스카이)가 썼다는 뜻이다.
원세개는 청말 북양대신 리홍장의 총애를 받아 23세의 나이로 임오군란을 진압하기 위하여 파견된 청군(淸軍)과 함께 조선에 왔다. 원세개는 임오군란부터 청일전쟁 발발까지 혼란했던 19세기 말 조선 정국의 중심에 있었다.
1885년 조선주재 총리교섭통산대신이 된 원세개는 서울에 주재하며 내정과 외교를 간섭하고 청의 세력 확장을 꾀했다. 하지만 그는 망해가는 청을 구하지 못했고 동북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일본을 막지도 못했다.
원세개는 쑨원을 강제로 밀어내고 중화제국 황제에 즉위했지만 100일 만에 열강의 반대와 민심에 밀려 퇴위한 뒤 실의에 빠져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원세개는 황제의 사신이었던 만큼 망월사까지 걸어서 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원세개가 현판을 쓴 ‘중추지월(中秋之月)’은 도봉산의 가을 단풍이 절정인 음력 8월 추석 즈음이다. 격동의 세월에 그가 쓴 글씨는 생각보다 얌전하다. 황제의 사신으로서의 교만함은 보이지 않고, 서당에서 글씨를 처음 배운 학생이 쓰듯이 반듯한 글씨다. 도봉산의 절경에 둘러싸인 망월사에서 차분하게 달을 바라보며 쓴 글씨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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