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용문산(2022.01.16)

털보나그네 2022. 1. 17. 09:15

용문산

[용문산]1,157m

경기도에서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 다음으로 높으며, 북쪽의 봉미산, 동쪽의 중원산, 서쪽의 대부산을 바라보고 있는 용문산은 산세가 웅장하다. 남서쪽 능선으로 장군봉, 함왕봉, 백운봉이 이어진다. 용문산은 험난한 바위산으로 정상은 중급자 이상의 산행코스이며 옛 이름은 미지산(彌智山)이다.

용문산 정상은 이전에는 출입금지 지역이었으나 2007년 11월 개방되었다. 정상은 시야가 확 트이며 용문들녁, 유명산, 중원산, 도일봉 등의 높고 낮은 산자락이 시야에 펼쳐진다.

용문산 남동쪽 기슭에는 거찰 용문사가 자리하고 있고 일대는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되어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되어있다. 용문사는 신라 선덕왕 2년(913년)에 창건되었다는 유서깊은 고찰, 경내에는보물 제531호 부도 등 문화재가 여럿이다.

용문사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용문사 은행나무는 수령 1,100 년, 밑둥 둘레가 14m, 높이가 62m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은행나무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 생존하고 있는 은행나무들 중에서 가장 크고 우람하며 오래 된것으로 용문사 대웅전 앞에 위치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敬順王)이 그의 스승인 대경대사를 찾아와서 심은 것이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세자 마의태자(麻衣太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던 도중에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義湘大師)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가 내려 성장한 것이라고도 한다. 조선 세종때에는 정3품의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 받기도 한 명목이다.

2022년01월16일 일요일.

코스:용문사-마당바위-능선삼거리-용문산정상-장군봉갈림길-장군봉-상원사-연수리

거리:16.47km

시간:6시간20분(휴식:27분)

평균속도:2.8km/h

아침에 산행을 위하여 손수건을 챙기다가 용문산에서 산 수건을 보고 측흥적으로 산행지를 용문산으로 정했다.

7시에 집에서 나와 용산역에서 중앙선을 타고 용문역에 도착하니 10시다.

배가곱아 눈에띠는 음식점에 갔더니 아직 준비가 안되었단다.

그래서 2층에 있는 '양평해장국집'으로 갔더니 사람이 많다.

역시 맛있다.

용문역에서 버스를 타고 용문사로 가니 11시다.

출발시간이 너무 늦어 정상만 갔다오던지 아니면 장군봉까지만 돌던지 해야겠다.

3~4시정도엔 전철을 타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입장요금이 2,500원이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처님께 시주했다고 생각하니 맘이 편하다.

용문사 사찰를 한바퀴 돌아보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꽁꽁 얼어붙은 계곡에는 물이 많지않다.

너덜길로 이루워진 등산로는 돌이 많아 조심스러워 속도가 나지않는다.

벌써 하산하는 사람도 있고 물가에서 떠들며 휴식하는 사람도 있다.

바당바위를 지나 합수지점을 지나니 길은 더 험해지고 급경사에 눈과 얼음에 미끄럽기까지 한다.

그렇게 능선삼거리에 도착하니 12시40분이다.

용문사에서 정상까지 3.5km인데 이제 0.9km 남았다.

정상을 향하는 길도 급경사에 난간에 계단으로 이루워져 힘겨운 발거름이다.

나중엔 계단이 높아 발이 올라가지않는다.

고생끝에 오른 정상,군부대를 중심으로 상고대가 보이고 산능선이 발아래 펼처진다.

1시20분이다.

사진을 찍고 요기할 곳을 찾아 햇빛 따뜻한 곳에서 가져온 빵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그냥 하산을 할지, 아니면 장군봉까지 갔다가 상원사로 하산을 할지...

상원사에서 용문사로 넘어가는 길이 있는것 같은데 오늘은 그 길로 가볼까?

결국 장군봉으로 발길이 옴겨진다.

반대로 오는 사람을 마주쳐 길상태를 물으니 아이젠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그렇지는 않다.

상고대가 햇살에, 바람에 휘날려 떨어진다.

떡시루에 쌀가루같은 하얀 눈이 바람에 휘날리다 길에 쌓인다.

이정표 설치하는 사람 두사람이 작업을 하는 모습을 만나고, 젊은 여자 두명이 토끼처럼 돌아다니는 모습을 만났다.

그리고 앞서가는 부부등산객이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장군봉으로 오길 잘 했다.

장군봉으로 오지않았으면 이런 모습을 보지못했을 것이다.

장군봉에는 전에 없던 전망데크가 설치되어있었다.

어느덧 상원사, 3시40분이다.

그래도 교통편을 생각하면 용문사로 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용문사방향으로 가다가 중간에 길를 잘못들었다.

한참을 가다보니 길이 없어지더니 상원사에서 연수리로 가는 길과 만난다.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어 할 수없이 연수리로 가야했다.

연수리 버스종점에 닿으니 정상에서 보았던 외국인등산객이 서 있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 있다.

버스는 5시15분에 있다.

30분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가만히 서 있으면 추울것 같아 버스가 오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걷다가 오면 잡아타면 된다.

주로 펜션이 많은 이곳은 겨울엔 비수기라 사람이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버스가 와서 버스를 잡아타고 용문역에서 하차.

전철을 타면서 한 아줌마의 넉두리가 시작, 상봉역까지 계속되어 심심치 않았다.

 

 

백운봉

 

 

 

겨울 나기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려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 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

 

/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