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이야기

평상주-14.67km(2021.09.21)

털보나그네 2021. 9. 21. 20:12

평상주-14.67km

2021년09월21일 화요일 추석날

장소: 인천대공원

거리: 14.67km

시간: 1시간30분

평균속도: 9.7km/h

걷기:4.75km(2시간11분)

신발: 아식스님버스19

2021년09월21일 화요일 추석날

코로나19여파로 차례지내러도 못가고 전화로만 인사를 마치고 있자니 오늘 하루를 어찌지낼까, 생각이 복잡해 진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이제 잦아든것도 같은데... 젖어있는 밖의 풍경은 사람은 보이지않고 차들만 오간다.

일기예보를 검색해 보니 해가 뜬단다.

운동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공원으로 가려고 나왔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어쩔까 망서리다가 출발하기로 결정,

오늘은 후문에다 주차를 해 놓았다.

후문에서 출발하는 편이 헐 낳다.

처음 달릴때부터 정문앞 3km구간까지는 내리막 길이라 편하게 달릴 수 가 있어 좋다.

정문에서 후문으로 가는 길은 이미 워밍업이 다 된 상태라서 약간 오르막이긴 해도 몸이 이미 뜨거워진 상태라 상관없다.오늘 비가 내린 후라서 대기가 깨끗하지만 습도가 높다.

후문에서 정문을 갔다오니 옷이 땀으로 젖는다, 하지만 덥지는 않다.

군부대를 돌아나와 다시 후문을 지나 500m지점까지 갔다가 돌아 나온다.

세면대에서 씻고 화장실에서 옷을 갈라잊고, 걷기를 준비한다,

바람불고,

낙엽떨어지고,

바람불고

내마음도 휘날리고

바람불고

세월가고

바람불고

또 바람이 불고

오후가 되니 사람이 더 많아진다.

정처없이 공원을 배회하며 걷는다.

지금껏 살아온 것보다

더 힘든 삶이 될거라는 생각에

발걸음이 무거워 진다.

몸은 더 쇄약해 질거고

마음은 더 여려질 것이며

세상은 더 나를 외면 할 거니까...

바람 불고

낙엽은 떨어지고

바람불고

내 마음은 휘날리고

바람불고

세월가고

바람불고

또 바람이 불어대고...

이렇게 우울한 발거름으로 공원을 배회하다가 걷기를 멈추고 집으로 돌아간다.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는 조금은 편안한 맘으로...

 

박주가리꽃

"바람의 노래"

 

- 오세영 시인 -

바람 소리였던가.

돌아보면

길섶의 동자童子꽃 하나,

물소리였던가.

돌아보면

여울가 조약돌 하나,

들리는 건 분명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너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는 네가 또 아무데나 있는

가을 산 해질녘은

울고 싶어라.

내 귀에 짚이는 건 네 목소린데

돌아보면 세상은

갈바람 소리.

갈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소리.

오세영 시집(시와시학 시인선ㆍ2)

『벼랑의 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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