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도봉산-망월사에서 우이봉까지(2021.08.22)

털보나그네 2021. 8. 23. 23:13

도봉산-망월사에서 우이봉까지

2021년08월22일 일요일

거리: 14.44km

시간: 8시간25분(휴식: 1시간20분)

코스: 망월사역-덕천사-망월사-포대능선-신선대-도봉능선-우이봉-무수골-도봉역

누구랑: 나홀로

가을장마로 전국이 저기압인데 오늘은 잠깐 소강상태다.

그래서 가까운 산을 갈 수 있어서 북한산을 가려다가 도봉산을 가기로 했다.

7시10분경 1호선 전철를 타고 망월사역까지 가는 동안 창가로 흐르는 풍경을 보니 시 한수가 떠오른다.

흐르다

세상에는 흐리지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강물이흐르고

구름이흐르고

세월이 흐르듯

우리네 인생도 흐른다.

흐르고 흐르고

또 흐르다보면

망망 바다가 되어

너도, 나도 아닌

우리가 되고

내것,네것이 아닌

우리것이 되어

함께 춤추고

함께 박수치고

함께 노래를 한다.

함께 춤추고

함께 박수치고

함께 노래를 할때

세상 모든것들이

제각각 흐르다

서로 친구가되고

연인이되어 사랑하고

서로의 허물를 벗는다.

흐르고 흐르고

또 흐르다보면

산이 되고 나무가되고

그곳을 맴도는

한마리 새가되어

하늘에 의지하고,

땅에 의지하고

흐르는 강물에 기대어

또 그렇게 흐른다.

다 그렇게 사는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생각을 하며 가고 있는데 핸드폰에서 알림음이 터져 보았더니 카스에서 울린것인데

2016년8월22일 대야산 산행글이 올랐다.

들어가 보니 귀한 글귀가 적혀있어 옴겨온다.

겉모습을 가꾸고 체면을 다듬는 사람은 많아도

더럽혀진 마음과 욕심의 때를 씻으려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드문 것 같습니다.

거울을 보는 그 시간에

얼굴뿐 아니라 마음을 살피는 것도 필요합니다.

◈얼굴이 잘생긴 것은 몸이 건강한 것만 못하고,

몸이 건강한 것은 마음이 바른 것만 못하다.

– 백범 김구 –

도의 나라 '한국'에는 사원하나 없는 것이 특이하다고 생각을 했다가

도봉역을 지나면서 이곳은 참 좋은 동네고 부러운 동네라고 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하나.

사방팔방 모두 명산으로 둘러쌓여 아침부터 저녘까지 주변의 좋은 기를 받으며 살아가는 이곳은 혹시 도사들의 터전이고 드러내지않는 도사상에도 부합되는 것이라 생각하니 갑자기 달리보이다.

도교나 도사상은 원래가 드러내지않고 조용히 수련을 쌓는 것이 원칙이다.

북한산은 불교적인 이름의 이름이지만 도봉산은 도교적인 이름들이다.

자운봉,신선봉,비선대,선인봉,만장봉 모두 도교적이다.

산 전체가 모두 도학을 쌓는 수련장이다.

어제내린 비로 계곡에는 물이 요란하게 흘러내린다.

초입에 덕천사가 눈에 들어오고 아담한 사찰이 마음에 끌러 발길를 옴겨본다.

제일먼저 강아지한마리가 반갑게 반긴다.

강아지를 만져주고 발길를 돌렸다.

망월사에 도착하여 더 웅장해진듯한 사찰를 돌아보고 나왔다.

그리고 포대능선, 오르는 중에 비가 내리다 그친다.

포대능선에는 운무가 춤을 춘다.

자운봉을 향해 진행하다보니 비는 멎었고 구름사이로 작은 하늘를 보여준다.

도봉산에는 에덴동산이 있다는데 어딘지 모르겠다.

위함지역이라서 통제를 하고있고 위반시 벌금이 부과된단다.

바위가 비에 젖어 미끄러울 것 같아서 오늘은 Y협곡은 생략하고 우회길를 간다.

우이암과 원통사를 지나, 하산하는 길은 지루하게 길다.

 

풀꽃*2/나태주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나태주엮음 시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