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북한산-비봉능선(2020.11.29)

털보나그네 2020. 11. 29. 22:23

북한산-비봉능선

 

2020년11월29일

날씨:흐리고 구름많음

기온:-0.2도~3도 쌀씰한 날씨

코스:불광7,8구역-족두리봉-향로봉-비봉-승가봉-문수봉-대남문-대성문-보국문-대동문-시단봉-용암문-중성문-대서문-북한산성입구

시간:7시간34분

거리:15.84km

 

어제까지 일를 하고 오늘은 코로나가 극심한데도 불구하고 북한산을 찾았다.

목요일부터 일때문에 헬스도 가지못하고 늦게까지 일를 하다가 토요일 오후에서야 겨우 끝났다.

오늘은 작심을 하고 근질근질한 몸을 풀기위해 등산복을 입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오랜만에 비봉능선을 가볼 참이다.

3호선 전철를 타고 불광역에서 내렸다.

전철에서 내려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감각이 헷갈리고 어리둥절한 가운데 무작정 나왔는데...

낮설고 잘 모르겠다.

무작정 산이 보이는 곳으로 걸어갔다.

한참을 가다보니 아닌느낌이든다.

사람에게 물어보니 사방이 등산로란다.

어디로가든 산으로 갈 수 있단다.

그말를 믿고 막상 가보니 아니다.

한참을 돌아 발견한 둘레길안내게시판.

이곳은 8구간에 가깝고 내가 갈곳은 7구간이고 장미공원을 지나서다.

방향을 잡아 가다가 속이 좋지않아 화장실를 먼저 가야겠다.

장미공원에 화장실이 있다는 안내가 있다.

공원을 찾아가 볼일를 보고나니 예전에 족두리봉 오를때 갔던 그 길이 보인다.

 

나중에 알고봤더니 족두리봉을 가려면 지하절에서 2번출구로 나와야 한다.

그런데 오늘은 8번출구로 나와 30분정도 헤멧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그런지 헷갈리고 방향감각이 오리무중이였다.

잘 보고 다음은 헤메지않아야겠다.

 

아침운동을 하러니온 동네사람들이 간간히 보인다.

이런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라는 생각...

하지만 먼데서 이렇게 찾아오는 것도 나쁘지않다는 것.

등로를 찾아 오르는데 길이 낮설고 서먹하다.

중간에 족두리봉으로 오르는 바위길이(비공식 길)있는데 가물 가물하여

그냥 향로봉산불감시초소까지 갔다.

그리고 되돌아나와 족두리봉을 오르고 다시 내려왔다.

향로봉을 향하는 길은 바람불고 기온이 차가와 더 조심스러워진다.

향로봉 정상, 그리고 비봉정상.

젊은 사람들도 많이 왔다.

 

족두리봉에서 만난사람 비봉에서도 또 만난다.

젊은 사람, 젊은청춘들이 부럽다.

비봉능선길.

아름다운 바위와 아름다운 길이 펼처져 있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나의 산행길 주변에 함께하고 있어 외롭지않다.

간간히 들려오는 그들의 대화소리가 정겹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너나할 것없이 모두 활기차고 좋은 사람들이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생소한것들이 많다.

 

세상은 어차피 변하기 마련이다.

변하지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너도

나도 

변해가면서 살아간다.

한참동안 보지못했다면

그 변한 모습에 깜작 놀란다.

변하지않는 것은 죽엄뿐이다.

 

그래 나도 그 변화의 물쌀를 등에 업고

나도 변해보자.//

 

향로봉을지나 비봉으로 가는길,

비봉에 오르는 길목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젊은 청춘들이다.

서툴지만 발랄하고 맑은 모습에 내가슴도 신선해진다.

모두 아들딸같은 사람들이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감사인사를 나누며 산행은 이어진다.

 

동장대를 지나면서 하산로를 찾았다.

오늘은 산성입구로 하산할 생각이다.

도선사방향은  번거롭고 어수선한 면이 있다.

용암사지 헬기장에서 남아있는 간식과 따듯한 차를 다 마시고 하산을 시작했다.

단풍나무가 많은데 이미 철이지나 다 말라버렸다.

단풍이 절정일때는 예뻣을 것 같다.

하산할 수록 계곡의 물소리는 더 커지고, 바위돌도 더 커지고,

흐르는 물은 에메랄드빛이 곱다.

계곡길이 아름답다.

1794년 가을 다산 정약용과 그의 형 약전이 산영루를 방문하고 시를 남겼다.


산영루에서


험한 돌길 끊어지자 높은 난간 나타나니

겨드랑에 날개 돋쳐 날아갈 것 같구나

십여 곳 절간 종소리 가을빛 저물어가고

온 산의 누런 잎에 물소리 차가워라

숲 속에 말 매어두고 얘기 꽃을 피우는데

구름 속에 만난 스님 예절도 너그럽다

해 지자 흐릿한 구름 산빛을 가뒀는데

행주에선 술상을 올린다고 알려오네

 

조선시대 많은 선비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읊고 노닐다가 자연에 취하고 세월에 취해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18세기 중엽 이덕무는 북한산을 유람하면서 <산영루>라는 시를 남겼는데 산영루의 옛풍광을 그림처럼 아름답게묘사하고 있다.

“산영루(山映樓)에서 

寒木深山動九秋 차가운 숲 깊은 산 가을이 서렸는데 
石橋東畔得高樓 돌다리 동쪽 언덕 높은 누각 서 있구려 
漱泉已有?然意 맑은 샘의 양치질 정신이 개운해라 
休向人間說此遊 행여나 남에게 이 놀이 말할까봐” 

 

계곡을 감상하다보니 이곳이 설악인가 서울인가를 잊게한다.

지리산 화대종주했던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한 연인들의 말소리가 귀에 들려온다.

그래,나도 설악도 지리도 더 늦기전에 다시 또 가보고싶은데....

 

산성입구까지 다 하산하려면 지루한 길를 돌아돌아 걸어야 한다.

하산을 완료하고 뒤돌아 보니 우뚝선 북한산이 우람하고 신비롭다.

오랜만에 찾은 북한산, 자주 찾아봄직하다.

 

 

천간사

노박넝굴열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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