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Poems - Ludovico Einaudi
가을로 가는 도봉산
여행지에 가면 늘 카메라에 의지하여 풍경과 그기억들을 담아왔었는데...
오늘은 가슴에 담아와야 한다.
어쩜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이었는데 나만 카메라에 의지하며 살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정말, 카메라에 의지하지않고 가슴에만 의지하여 기억들을 가슴으로 담아 와야겠다.
전철를 타고 망월사역을 처음부터 앉아서 계속 비몽사몽으로 1시간반동안 갔다.
오랜만에 오르는 원도봉산.
흐릿한 대기와 후덥지근한 대기로 땀이 쏫아진다.
여유를 가지고 이곳 저곳을 훌트듯 보며 오른다.
너무 빨리 오르면 힘도 들지만 지나치는 것도 많을 것 같아서다.
계곡에는 제법 많고 맑은 물이 흐른다.
망월사에 도착하여 샘터에서 물한사발 얻어먹고 경내를 두루 살피고,
포대능선에 도착하니 바람도 시원하고 가슴도 후련하다.
지난 겨울 눈내린 도봉산이 떠오른다.
아무리 참으려해도 결국 핸드폰사진기를 들이댄다.
이제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사진에 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언제와도 멋진 풍경이 펼처진 모습에 감동을 주는 도봉산.
설악산 공룡능선의 느낌도 살짝 난다.
오늘은 가능한데로 아주 천천히 가기로 했다.
볼것 다 보고, 쉴곳도 다 들리고,경치좋은 곳이 나타나면 멍도 때려보고...
도봉산에서
바위와 소나무가 어울려 만들어낸
멋진 풍경,
시원한 바람이 달려와 가져온
신선한 산내음.
까마귀는 나무와 바위사이로
자유롭게 날아 들고.
온갖 초목들은 각자의 본능에
충실하며 살아간다.
그래, 나도 그들처럼
본능으로 살아야 겠다.
그래,지나치지도 모자람도 없는,
딱, 그 만큼의 성실로...
사진으로 담고싶었던 들꽃과 모습이 참 많았는데 아쉽게도 그냥 와야한다는 절제의 시간이였다.
하지만 가슴에 고이 담았으니 언제고 다시 만날 인연이 또 오리라 생각한다.
물봉선이 참 좋은 자리를 잡아 앉아 있다.
햇살좋고 물도 풍부하고 경치도 좋은 명당자리.
꽃처럼 예쁜 참회나무 열매.
물맛이 좋은 샘터
석간수가 풍부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겠다.
망월사.
신라 때인 639년(선덕여왕 8)에 해호화상(海浩和尙)이 왕실의 융성을 기리고자 창건했다.
절의 이름은 대웅전 동쪽에 토끼 모양의 바위가 있고,
남쪽에는 달 모양의 월봉(月峰)이 있어 마치 토끼가 달을 바라보는 모습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망월사에서 30km 떨어진 곳에 광법암(廣法庵)이라는 부속암자가 있는데
원래 영산전 앞에 있던 것을 1965년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이다.
망월사는 명승들을 많이 배출하여 경기 지방의 이름 있는 선(禪) 사찰로 유명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망월사 [望月寺] (두산백과)
포대능선에서...
포대능선방향.
하얀꽃 잔대
미역취꽃,꿩의 다리.
분취,단풍취꽃.
처녀치마.
도봉산에는 이름모르는 들꽃들이 참 많았다.
마당바위
천축사.
우암송 시열선생의 친필-도봉동문.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녘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즈음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들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 하겠습니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데서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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