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명지산-익근리~귀목고개(2015.04.05)

털보나그네 2015. 4. 6. 00:34
Magic Night / Vassilis Saleas 

 

 

명지산

 

 

 

 

 

 

2015년04월05일.

코스:익근리-명지1봉-2봉-3봉-귀목고개-임산마을.(13.8km/7시간)

홀로 대중교통이용.

 

 

진해 꽃구경을 생각하다가 일기도 좋지않아 가까운 산이나 다녀오려고 했는데 작년 꼭 오늘이였다.

2014년04월05일 명지산을 갔었는데 갑작스런 눈비로 고생을 하고 돌아왔었다.

앞이 안보이는 눈보라가 몰아치고 순식간에 설국으로 변해버린 산,그 숲에서 눈에 덮힌 엘레지를 보고 다음에 다시 한번 와야겠단 생각을 가졌었는데...

그후로 이곳을 다시 찾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 똑같은 코스로 돌아보려고 명지산을 찾았다.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를 하고 떠난 길엔 먹구름이 하늘을 무겁게 덮고 있어 불안한 마음이 든다.

가평역에 도착하니 8시40분.

하지만 용수동으로 가는 버스는 9시45분에야 온다.

터미널로 버스를 타고 가서 분식집에서 김치백반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50분에 버스가 와서 타니 버스는 명지산입구 익근리에 10시 10분에 떨어트려 놓았다.

산행을 하는데 앞서간 두사람, 뒤따라오는 두사람, 그리고 없다.

명지폭포에 가니 서너명이 명당자리에 모여 술를 나누고 있다.

힘겹게 힘겹게 명지산 정상에 도착하니 2시,오르는데 4시간이나 걸렸다.

내리는 부슬비로 옷이 축축하고 바위도 다 젖어 앉을 곳이 없다.

그리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에 대충 배를 채운다. 

익산에서 오셨다는 산님이 따듯한 커피를 권해 마시니 속이 확 풀린다.

 

하산길에 착각을 했다.

작년엔 아재비고개로 갔었는데 귀목고개로 착각하고 귀목고개로 갔다.

그곳에서도 귀목리,임산마을로 방향을 잡았다.

고개에서 하산하는 길가에는 들꽃들이 지천으로 있었지만 비가 왔고,시간이 4시가 훌적 넘어 있었기에  마음이 바쁘다. 

꽃들은 내린 비로 추위에 움추리고 떨고 있었다.

아쉽다.

엘레지는 아직 피기엔 이른듯 하다.

하지만 햇살이 나오면 금방 활짝 필 기새다.

시간이 촉박하다.

뛰듯 내려갔다,한참을 내려가니 임산마을이 당도하는데 이곳이 바로 강씨산 휴양림입구다.

용수동버스가 돌고 되돌아 나오는 그 곳이다.

시간표를 보니 한번 더 버스가 있는 듯하다.

천천히 도로를 걸어 내려가다 보니 버스가 올라 온다.

돌아 나오는 버스를 잡아 타고 가평역까지 오니 6시10분이다.

집에 도착하니 9시10분.

 

 

 

 

 

할미꽃

 

 

 

 

 

 

돌단풍

 

 

현호색

생강나무꽃

명지폭포.

 

 

 

 

 

 

 

 

 

 

 

 

 

 

 

 

 

 

 

진달래 나무엔 아직 꽃망울도 앉지 안았으니 가평엔 봄이 한참 늦다...

 

 

 

정상

 

 

 

 

 

명지2봉

 

아직 그늘진 곳에는 잔설이 남아있다.

 

 

이곳에서 아재비고개로 가려고 했는데 착각을 하여 귀목고개로 빠졌다.

차라리 여러모로 더 잘 된지도 모르겠다.

 

 

악어같다.

수고스럽게 설치한 계단이 오히려 위험스럽다...

복수초

 

 

 

 

 

 

 

변산바람꽃.

꿩의 바람꽃

 

너도바람꽃.

물방울...

궹이눈.

 

엘레지

 

 

 

 

 

 「먼 데, 그 먼 데를 향하여」 

 

 

아주 먼 데.
말도 통하지 않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먼 데까지 가자고.

 

 

어느날 나는 집을 나왔다.
걷고 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몇날 몇밤을 지나서.

 

 

이쯤은 꽃도 나무도 낯이 설겠지,
새소리도 짐승 울음소리도 귀에 설겠지,
짐을 풀고

 

 

찾아들어간 집이 너무 낯익어,
마주치는 사람들이 너무 익숙해.

 

 

사람 사는 곳
어디인들 크게 다르랴,
아내 닮은 사람과 사랑을 하고
자식 닮은 사람들과 아웅다웅 싸우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보니,
매화꽃 피고 지기 어언 십년이다.
어쩌면 나는 내가 기껏 떠났던 집으로
되돌아온 것은 아닐까.
아니 당초 집을 떠난 일이 없는지도 모르지
그래서 다시,

 

 

아주 먼 데.
말도 통하지 않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먼 데까지 가자고.

 

 

나는 집을 나온다.
걷고 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몇날 몇밤을 지나서

 

 

 

신경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