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이야기

장거리주(2012.01.15)

털보나그네 2012. 1. 15. 17:29

◎Ein Kinder Traum(순결한 작은 꿈) / Stefan Pintev

      There are two ways of spreading light:
      to be the candle or the mirror that reflects it.

      ( 빛을 퍼뜨릴수 있는 두길이 있는데, 촛불이 되거나
      아니면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

      미국의 작가 Edith Wharton 의 말입니다.
      우린 모두 스타가 될 필요는 없지요.
      타는 촛불이 못되면 비추는 거울이 되는 여유로운
      삶을 갖는 아이들로 키우면 어떨까?
      우리 모두의 어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그들의 꿈을 맑게하는것도 얼룩지게 하는것도
      결국 어른이 아닐까?



 

Ein Kinder Traum(순결한 작은 꿈) / Stefan Pintev

 

 

 

장거리주.

 

 

 

 

2012년01월15일.

참 다행이다.이렇게 신나게 달릴 수 있다는게...

6시에 일어나 대공원에 나가니 여느때보다도 운동나온 사람들이 더 많다.

벌써 동마를 준비하는것인가?

오늘은 장거리주를 마음먹고 나왔다.

달리기를 시작한지도 어언 10년이다.

워낙 소극적인 성격에다가 동호회에도 들지않고 독립군으로 해온 탓에 큰 발전없이 지나왔지만...

그래도 이제까지 이어온 것만도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욕심부리지않고 즐겁게 계속 이어가길 소망하며 오늘도 달려본다.

군부대앞에서 육상연합에서 나왔다며 따듯한 꿀물를 나누워 줘서 받아먹으니 얼었던 속이 확 풀린다.

그리고 힘이 다시 솟는것 같다.

 

 

 

이곳을 지날때마다 느끼는 공존의 그늘....

강자인 인간과 약자인 물오리와 각종 생명있는 것들...

인간이 무분별하게 버려버린 생활쓰레기더미가 물속에, 물가에 즐비한 가운데...

이들은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약자는 강자의 횡포에 참을 수 밖에 없다.

혹시라도 삶의 터전마져 앗아갈지도 모른다.

커다란 아파트숲에는 저마다 소중한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지구를 공유하려는 의지는 전혀없는 듯하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것일뿐...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뿐,그러나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아름다음이다.-법정스님<버리고 떠나기에서-

나 자신의 인간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이다.-법정스님<홀로사는 즐거움에서>-  

내 소망은 단순하게 사는 일이다.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일이다.

느낌의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살고싶다.

그 누구도,내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나 답게 살고 싶다.-법정스님 <오두막 편지에서>-

 

빈 마음,그것을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있는 것이다.

-법정스님<물소리 바람소리에서>-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여백과 공간의 아름다움은 단순함과 간소함에 있다.-법정스님<홀로 사는 즐거움에서>-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국적인 삶이 아니다.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들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혀 주고 있다.

-법정스님<버리고 떠나기에서>-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받아보니 몇시에 올거냐며 상민이네랑 소래산 가기로 했단다.

10시까지 가겠노라하고 달려 대공원 후문에 24km를 마치고 도착하니 9시40분이다.

집에 도착하니 정확히 10시다.

씻고 밥먹으려면 늦으니 가지말라고 하고 먼저 가버린다.

씻고 나오니 상민이아저씨로부터 전화가 와 어서와서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한다.

밥을 대충먹고 지름길로 갔더니 만의골 먹자촌에 먼저 도착했다.

전활해보니 아직 30분은 걸릴것 같단다.

이틈에 은행나무에 갔더니 은행나무앞 메밀밭에다 사람이 앉아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을 조성중이다.

여기에도 인간위주의 공간이 또 하나 생기고 있었다.

다리를 건너며 흐르는 물를 보니 근처 식당에서 버린 오물로 썩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늘 가던 느띠나무집에서 파전에,두부김치를 시켜 막걸리 한되반을 먹었다.

오늘은 상민이네 큰아들 철호도 같이 와서 5명이다.

소래산 정산까지 갔다가 하산.

날씨가 그리 춥지않아 사람들이 많다.

 

 

 

 

 

 

 

 

 

어제는 심심해서 잠시 동네 재래시장에 가서 시장구경을 하고 왔는데 명절밑이라 물건을 많이 내놨지만 물가가 만만치가 않게 비싸다.

퇴색되어가는 우리의 명절문화가 생활고로 인해 더욱 가속되는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넉넉한 인심과 여유로움은 우리의 삶속에서 영영 떠나 가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