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이야기
'제비꽃'이라는 이름은 꽃이 제비를 닮았다고 해서(어디가?'_') 생겼다고 하는 설이 있고,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봄에 꽃이 피어 제비꽃이라 부른다는 설이 있다. 봄 들판을 아기자기하게 수놓는 대표적인 봄꽃.
오랑캐꽃, 반지꽃, 앉은뱅이꽃, 외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랑캐꽃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꽃이 필 무렵 오랑캐가 자주 쳐들어와서 붙었다는 설과 꽃의 생김이 오랑캐의 투구 또는 머리채를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는 설이 있다.
앉은뱅이꽃은 키가 작아 앉아있는 것 같다고 해서, 가락지꽃/반지꽃은 꽃으로 가락지(반지)를 만든대서, 장수꽃과 씨름꽃은 꽃 모양이 장수(將帥)들이 씨름하는 것 같아서, 병아리꽃은 병아리처럼 귀여워서 각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제비꽃의 학명은 'Viola mandshurica W.Becker'.
바이올라(Viola)는 악기 비올라와도 철자가 같다, 여기서는 제비꽃을 나타낸다.
영어로는 바이올렛(violet)이라고 하며, 제비꽃 외에 ‘보라색’이란 의미도 있다. 보라색을 띠는 제비꽃에서 그 색깔이 시작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만드수리카(mandshurica)는 ‘만주지방의’라는 뜻으로 아마도 최초 발견된 곳이 만주지방이어서 붙여진 듯. 제비꽃 하면 이름도 그렇고 대표적으로 보라색 꽃을 떠올리지만 노란색·흰색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제비꽃은 형태가 특이하다. 허니가이드(꽃에서 꿀이 분비되는 부분이 다른 부위와 구별되게 하는 빛깔이나 반점 따위)가 발달한 꽃잎이 한 장 있는데, 그 꽃잎에 벌이 찾아오고, 꿀주머니를 뒤쪽으로 길게 만들어서 벌을 안쪽까지 더 깊숙이 유도해서 꽃가루받이하는 작전을 사용한다.
제비꽃의 열매는 좀 더 특이하다. 다 익은 열매주머니는 툭! 하고 갈라지면서 조이는 힘을 더 작용해 조그맣고 까만 씨앗을 튕겨 보낸다. 하지만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한다.
이때 나타나는 게 바로 개미다. 제비꽃의 씨앗에는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는 지방산·포도당·단백질 덩어리가 붙어있는데, 엘라이오좀은 elaion(기름)과 soma(덩어리)의 합성어다. 애기똥풀·괭이밥·금낭화· 얼레지·깽깽이풀 등의 식물들의 씨앗에도 붙어있는 이 엘라이오좀을 식량으로 삼기 위해 개미가 찾아온다. 개미들은 씨앗을 굴 속으로 갖고 가서 엘라이오좀만 떼어서 유충에게 먹이로 주고, 씨앗은 굴 밖으로 갖고 나와 바깥에 버린다.
이때, 개미에 의해서 씨앗이 이동하고 번식도 하게 되는 거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제비꽃이라기보다는 개미꽃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콘크리트 사이나 보도 블록 사이틈에서 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군락을 이루는 경우는 바람의 영향을 받아서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제비꽃은 806종이 있고 이 중 한국에서 종류만 50여종이 넘고,미확인 품종까지 확인하면 80종 이상이 될 거라고 한다.제비꽃 종 자체가 변이가 심하고 교잡이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흰제비꽃, 콩제비꽃, 노랑제비꽃, 흰털제비꽃, 남산제비꽃 등 30여 종의 제비꽃과 식물이 우리나라에 분포한다.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40종 이상으로 보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는 850종 정도가 분포한다 )
제비꽃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한 부류는 뿌리에서 잎과 꽃이 달리는 것으로 제비꽃, 흰제비꽃, 남산제비꽃, 콩제비꽃 등이 이에 속한다.
다른 한 부류는 줄기가 생기고 그 줄기에 잎과 꽃자루가 달리는 것으로 콩제비꽃, 노랑제비꽃 등이 속한다.
제비꽃은 체격이 작은 풀이지만, 허니가이드를 활용한 모습으로 벌을 불러서 꽃가루받이하고, 씨앗은 개미를 이용해서 멀리 이동시키기도 하니 열악한 자신의 환경을 멋진 작전으로 극복하는 것 같다.
요즘 어디를 가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냥 말로만 하기보다 주변에서 용기를 얻을 어떤 대상 하나를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은 체격임에도 자신만의 매력과 전략으로 숲속 풀밭에서, 길목 한 귀퉁이에서 오랜 시간 우리 곁을 지켜온 제비꽃의 지혜로움은 잠시 지치고 힘든 우리네 마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을것 같다.
남산제비꽃
잎이 뿌리에서 모여난다. 약간 음지진 장소를 좋아하여 숲 가장자리나 낮은 산길 등산로에 잘 자란다.
잎이 특이해서 쉽게 구별이 되며 이름에서 느껴지듯 우리나라 남산에서 발견된 우리나라 자생종.
잔털제비꽃(좌)/털제비꽃(우)
잔털제비꽃
전체에 잔 털이 있으며 뿌리줄기가 비스듬히 옆으로 자라고 마디가 다닥다닥 있다. 잎은 뿌리에서 무더기로 나와서 비스듬히 자라고 다소 털이 있으며 달걀 모양 원형으로 밑은 심장밑이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4월에 길이 5∼10cm의 꽃줄기 끝에 흰색 꽃이 1개씩 옆을 향하여 달린다. 꽃잎은 옆의 것은 털이 약간 있거나 없고 앞의 것은 자주색 줄이 있으며 꿀주머니는 길이 6∼7mm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달걀 모양 타원형이며 털이 없다. 열매가 익을 때는 대가 자라지 않으며 원줄기 밑에 뭉쳐 있다. 한국(경기도 이남)·일본에 분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잔털제비꽃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각시제비꽃
제주도와 울릉도에 분포. 4~5월에 흰색 꽃이 피며 입술 꽃잎(순판)에 자주색 줄이 있고 옆 꽃잎(측판) 안쪽에 흰털이 있으며 꿀주머니(거)는 붉은 자주색을 띠며 원통 모양이고 매우 짧습니다.
고깔제비꽃
산지의 밝고 건조한 땅에서 자라며 꽃은 크고 둥글며 호화로운 꽃이 피는 대형 제비꽃. 꽃은 밝은 홍자색이고 옆꽃잎 안쪽에 털이 있습니다. 잎이 날 때에는 안쪽으로 말려서 고깔 모양을 이뤄 고깔제비꽃.
긴잎제비꽃
남부 해안지역 양지바른 구릉지나 숲 가장자리. 이른 봄에는 엽맥에 보라색을 띠는 특징
노랑제비꽃
산지의 밝고 건조한 풀밭 경사면이나 숲의 가장자리. 해발 500m 이상에서 자랍니다. 꽃은 짙은 노란색이며 1.5~2cm로 측판 안쪽에 털이 있으며 입술 꽃잎은 작고 자주색 줄이 있습니다. 노랑제비꽃은 결실이 끝난 뒤 여름에는 지상 부분이 없어지고 지하에서 휴면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알록제비꽃
알록제비꽃은 잎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습니다. 산에 가다 이 꽃을 보면 잎이 너무 아름다워 걸음을 멈추고 다시한번 처다보게되지요.
태백제비꽃
태백제비꽃도 북한산·천마산 정도의 비교적 큰 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태백제비꽃은 꽃이 하얗고 잎은 긴 삼각형 모양인데 끝이 뾰족하고 꽃에서 향기가 납니다.
아직도 들이나 산에서 제비꽃을 만나면 반갑기는 하지만 그 정확한 종을 알지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제비꽃이다.
올봄엔 제비꽃이 유난히도 예쁘고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