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계호수공원 산책
2022년10월23일 일요일, 상강
코로나6일차, 아침에 산책길을 나섰다.
오늘은 절기상으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다.
그리고 춘천에선 3년만에 열리는 춘천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전국의 마라토너들이 한자리에모여 달리기축제를 벌리는 날,생각만해도 가슴이 덜컹거린다.
올해까지는 어떤 대회도 참가하지않으리라 마음먹었기때문에 실망감이나 아쉬움같은것은 없다.
하지만 대회를 치르기위해 준비하여 춘천으로 떠나는 발거름부터 시작하여,
도착과 함께 펼처지는 달림이들의 모습들과 춘천의 거리.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소리, 거리를 가득매운 응원소리들...귓전에 들러오는 듯 하다.
아파트 건물사이로 해가 보인다.
일요일날 가을아침, 노란햇살이 온누리에 퍼진다, 노랗게 빨갛게 물들은 들녘에...
'가을 들녘'을 천천히 걸으면 이름도 모르는 풀들이 가무레한 씨앗들을 가득 매달고 있다.
한 여름 치열했던 꽃 시절을 '다 주어버리고' 얻은 결실이기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자연은 '집착'하지 않는다.
순리를 따라 가야할 때가 언제인지 스스로 알고 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은 왜 '집착'할까?
'집착'은 우리 삶을 제 자리 걸음하게 하거나 퇴보하게 만든다.
집착 때문에 ‘마음도 한자리에 못 있는 날’ 천천히 가을 들녘을 걸어볼 일이다.
풀씨를 가득 매달고 있는 저 풀들도 겨울이 오기 전, 흙에게 풀씨를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서' '눈물겨운 마음자리도/스스로 빛이 나'는 ‘텅 빈 충만’으로 가득할 것이다.
삼여(三餘),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하루'중에는 저녘이 여유로와야 하고, 일년중엔 겨울이 여유로와야 하며,
일생중에는 노년이 여유로와야 한다고 한다.
이를 '삼여(三餘)' 라고 하는데,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행복의 기준이 다 다르다.
하지만 여유로운 마음은 다 같지않을까.
여유를 모르는 사람은 배려하는 마음이 적다한다.
소중한 하루하루가 넉넉함과 여유로움으로 채워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가을들녘을 바라보며 생각해 본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자가키트로 검사를 해 보았더니 '음성'이 나왔다.
저녘에 다시한번 해 봐야겠다...
가을 들녘에 서서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홍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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