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There Was A Love / Jose Feliciano
수리산.
2016년03월06일.
어제 또 번개팅이 있었다.
비가 오는가운데 3부부6명은 한차에 몰아타고 광명시에있는 월남쌈집으로 가서 저녘한때를 즐겁게 보냈다.
14층형님부부는 수요일 동유럽여행길에 오른다고 하고...
4월 포항가자던 계획은 부산여행으로 변경되었다는 새소식...
야채가 많아 무한리필로 먹고,소고기에 해산물들이 입을 즐겁게 해 준자.
여기서 술이 빠질 수 없지...
또 과음을 했다.
늘 빨간뚜껑만을 선호하는 14층형님덕에 나도 덩달아 빨간 뚜겅으로 통일이다.
아침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이리둥글고 저리둥글고...
늦은 아침을 먹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서니 11시가 넘은 시간이다.
오늘은 간만에 수리산으로 향했다.
참 오래간만이다.
버스를타고 수암동에서 내려 작년에 걷던 기억을 더듬어 산길를 오른다.
입구언저리에서 작년에 보았던 바람꽃이 혹시 올라왔나 찾아보니 아직은 이르다.
카메라에 단렌즈를 끼우고 그래도 흔적은 남겨두려고 목에 걸고 오른다.
어제내린 빗물과 기온이 올라 녹는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질퍽한 길를 만들어 놓았다.
소나무에 잎사귀가 싱그럽다.
땅을 비집고 올라오는 생물들의 깔끔한 민낯이 청초하다.
봄산은 그래서 좋다.
조금 더 지나면 연초록 민낯들이 축제를 하듯 쏫아져 내려 앉을 텐데...
앞서고 뒤따라오는 사람들의 대화도 봄처럼 산듯한 목소리다.
능선에 오르고 수암봉을 지나 슬기봉을 거처 태을봉과 관모봉까지...
수리산에 오면 늘 바다를 떠 올린다.
쏫아오른 돌과 흙무덤들이 바닷물에 씻기어 온것같은 터무니없는 생각이 든다.
지질학적으로 잘 모르지만, 사선으로 쏫아오른 돌과 바위들의 모습을 보면 늘 그런 생각이 든다.
아마도 저들의 고향은 분명 바다일거란 생각...
엉낀 소나무가 멋을 부리고 있고 참나무와 서어나무가 빈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역시, 혹시했던 봄꽃님은 아직이다.
행로가 능선으로 이어지다보니 더욱 눈에 띄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석구석 봄기운에 봄물이 흐르고 있다.
녹아서 흐르는 물들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봄꽃들의 얼굴를 어루만져 줄 것이다.
관모봉에서 안양방면으로 하산하니 만안구청앞으로 떨어진다.
이곳에서 31-7번 버스를 탈수 있다.
버스한데가 왔는데 서지않고 그냥 가버린다.
다시 한참을 기달려 다음차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가는 중에 카톡이 왔다.
막걸리 한병사가지고 오란다,크!...매뉴가 짐작이 된다...
슬기봉과 너구리산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얼굴 풍경
사람의 얼굴은 유전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살아가는 도중에 자신의 성격대로 자신의 이미지대로 변해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내 얼굴의 변천사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마치 매일 가는 산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면 그 풍경이 바뀌듯 얼굴도 나이에 따라서 그 풍경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은 그 사람의 역사이며 살아가는 현장이며 그 사람의 풍경인 것이다.
- 최인호의《산중일기》중에서 -
우회길로 갔더니 그냥 간것보다 더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ㅋ
관모봉정상.
하산길.
나무처럼 / 오세영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러설 때를 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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