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가을(2011.10.08)

털보나그네 2011. 10. 8. 14:18

수선화 / 소프라노 조수미
          

김동명 시, 김동진 곡


그대는 차디찬 의지(意志)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나는 애달픈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아닐까
 
부칠 곳 없는 정열을 가슴 깊이 감추이고
찬바람에 빙그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


그대는 신의 창작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불멸(不滅)의 소곡(小曲),

또한 나의 적은 애인이니
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

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가을.

 

 

 

2011년10월8일.

지난 화요일 저녘, 운동을 마치고 집에 가는데 문자가 도착하여 보니 친구의 병사(病死)소식이다.

모래가 발인이라니 내일저녘엔 가 봐야겠다...

같은동네에 사는 경석이을 만나,전철을타고 경희의료원까지 가는데,퇴근시간이라 버스타고 전철타니 시간이 많이걸려 지친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친구들이 몇명 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페암으로 시작하여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갔단다.

50대초반에 병사라니...

한 친구의 말이, 50대가 제일 스트레스 많이 받는 시기이고 제일 위험한 시기이니 잘 이겨내야 한단다.

위로 아래로 압박받고 조여드는데 현실은 농녹치않고, 불투명한 미래도 준비해야 하지만 답은 안보이고...

육신은 쇄약해져 가는데 스트레스는 더욱 늘어만 가는 현실.

일상의 즐거움이란 찾기가 쉽지않은 하루하루의 연속.

인간이 낳아서 자라 성장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늙어지면 병들어 죽는 생노병사의 굴레.

어느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길이기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온갖 욕심은 절제력을 잃거나 잊고, 지나고 나면 생기는 후회심.

인간에게도 사계가 있다면 나의 시기는 아마도 딱 이때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 활동하기에는 좋은 날씨와 기온,하지만 감기걸리기 딱 좋다.

울긋불긋 단풍이 들기시작하고,곡식은 이제 다 익어 걷어들이기만을 기다리는 시기.

곧 이어 겨울을 준비해야 할 것을 염두해 두어야하는 시기.

 

나의 인생도 이제 봄과 여름의 시기는 지나가 버렸다.

이제 가을과 겨울이 기다리고 있다.

가을과 겨울을 어떻게 잘 보낼까를 생각해야 한다.

주말에 공원에서 발견하는 갈곳없는 노인들의 무리를 볼때마다 무거워지는 마음.

나에겐 우와한 노년이 올지,고달푼 노년이 올지 모르지만 늙어지면 누구든 외소하고 연약해 보이는것은 똑같다.

이제부터 가을의 시작이다.

예전엔 가을의 느낌이 이렇지 않았는데...

올 가을은 왜이리 을시년스러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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