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경비 아저씨.

털보나그네 2010. 11. 12. 20:00

 

 

경비아저씨.    

 

                                                

                                                                                                                                          2010년11월12일.

오늘아침,

출근을 하려고 아파트 주차장을 지나다가 투덜데는 경비아저씨를 발견했다.

'왜 그러세요'하고 물었더니,빗자루가 안 좋아 낙엽이 잘 쓸리지 않는단다.

(아침에 내린 비에 젖은 낙엽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달싹 달라붙어 꼼짝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잘 쓸리지 않겠다.)

그래서 그냥 나두면 안되냐고 했더니,경비아저씨는 벌쩍 뛰면서 지저분해서 안된단다.

가을에 낙엽이 있는게 당연한거고 낙엽이 굴러다녀야 가을 분위기도 나지 않겠냐고 했더니,

차가 지나면서 밞고 지나가 더 지저분 해 지기전에 쓸어야 한단다.

나는 끝까지, 힘들게  쓰시지 마시고 그냥 놔두는게 좋겠다고 하고 지나왔다.

그러고 보니 여름에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던것 같다.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화단에서 잡초를 뽑고 계시는 경비아저씨의 모습이 안스러웠다.

그래서 아저씨에게 그냥 놔두면 안 되냐고 했더니 지저분해서 안된단다.

아주 지저분한 것만 몇개만 뽑고 그냥 나두세요 했더니 아니라며 큰일 날 소리 하지말란다....

 

나는 평소에 화단을 지나면서...어디선가 날아 들어온 친구들이 반가웠다.

제비풀,패랭이 풀,냉이,씀바퀴,민들레,질갱이풀...

그리고 아직 이름도 모르는 쪼그만 풀들...

돗나물이 제법 넓게 번식하면 보기도 좋았다.

이들이 꽃을 피우는 모습은 너무도 신기했다.

나는 이들를 보면 귀여운 동네 꼬마들을 만난것 같아 미소가 절로 나온다.

또,한편 어디선가 있다가 종족을 보존하기위해 홑씨로 날아 들어와 이곳에 자리를 틀고 생명을 유지 하려는 부지런한 생명력에 감동스럽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날 화단이 깨긋하다.

싹 다 뽑아버리고 맨 흙만이 남아있다.

서운한 맘,안타까운 맘으로 주변을  돌아보니 한 구석에 뽑아놓은 풀섶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본다.

그 경비아저씨의 수고스런 모습이 떠오른다.

 

 


 

 

 

 

 

 

 

                                                       

                                                                떠난 날을 위한 엘레지/장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