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먼 훗날...

털보나그네 2010. 11. 9. 00:12

 

 

먼 훗날.

 

 

2010년11월9일.

 

고3때의 일이다.

남들은 대입 입시시험 준비에 눈 코뜰새가 없었던 초가을 어느날...

4명의 반 친구들과 덕수궁으로 놀러갔었다.

덕수궁 호숫가 벤취에 4명의 여학생이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고 있는 모습을 포착.

우리들은 그들에게 접근하여 찝접되었다.

그들은 순순히 넘어가 주었고 우리들과 이야기를 섞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음에 만날 약속을 정하고 헤여졌다.

 

며칠후

마포 어느 빵집에서 그녀들를 만나,

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 광장으로 짝을 지어 데이트를 하며 우리들의 정을 만들어 갔다.

나의 파트너는 김 경아라는 이름의 마른 체구의 여학생.

피나노를 잘 치며 음악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공부하라는 엄마의 성화에 스트레스를 받는 단다.

오빠도 있는듯 했다.

 

다음에는 교외로 나가기로 하여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문산방면으로 가다가

어느 조그만 간이역에서 내려

황금들녁을 걸으며 얘기를 나누웠다.

그때의 아름답던 추억은 지금도 비단결같은 꿈결로 실루엣으로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섬세하고 예민한 그의 취향을 좀더 알아주지 못했고...

그의 많은 욕구와 희망사항을 몰라 주었던 것이 아쉽다.

 

우리4명중 누구인지는 몰라도

어느날 갑자기 이별를 통보하고 그들 4명은 동시에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때는 가을이 무루익고 있는 늦가을...

그의 집은 마포근처,우리집은 홍은동.

학교다닐때 마포가 종점인 522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까지 등교를 했는데...

그녀를 못잊어 가끔 무작정 종점까지 갔다가,

허탈하게 빈 거리만 바라보다가 돌아왔었다...

이후에도 자주 이런 어리석은 일를 반복했었다.

겨울이 돌아오고 거리에는 황량한 바람과 함께 마른 낙엽들만 딩굴뿐 그녀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추워지는 날씨에 사람들은 옷깃을 여미며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데...

나는 여길  또 왜왔나를 나에게 물으며 돌아서는 발길에 들려왔던 노래...

'먼 훗날'

그때 나의 가슴에 머물러 멍든 가슴을 달래주었던 노래...

우리가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이 노래를 자주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것이 나에겐 하나의 풋사랑이였고 어쩜 첫사랑이 아니였나 생각도 해 본다.

지금쯤,

중년의 부인이 되어 있을 그녀는 나처럼 그날의 기억을 풋사랑이라 하며 추억하고 있을까?

아니면 까막해 잊어 버렸을까?

ㅎㅎㅎ

참,웃기는 이야기다....

 

 

 

 

 

 

 

 

 

 

 

 

먼 훗날 - 둘다섯   

가랑잎 한잎 두잎 들창가에 지던날
그 사람은 나에게 작별을 고했었네
먼훗날 또 다시 만날거라고
그렇게 말할땐 손을 잡았네
가랑잎 한잎 두잎 들창가에 지던날

함박눈 소리없이 내리던 밤에
그 사람은 나에게 작별을 고했었네
세월이 가면은 잊을 거라고
그렇게 말할땐 함께 울었네
함박눈 소리없이 내리던 밤에
가랑잎 한잎 두잎 들창가에 지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