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안데스그룹 Quimantu의 앨범 " Pilgramage
Quimantu - Kyrie
식민지 시절 안데스 산맥의 광산에 끌려갔던 노동자들과 인디오들을 추모하기 위해 두개의 미사곡 형태로 만들어진 안데스 음악의 걸작. 바이올린과 저음 심포니의 사운드가 처절하게 폐부를 찌르는 첫 곡부터 범상치 않음을 짐작 할 수 있으며, '키리에'에서의 독특한 리듬과 단조 풍의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 안데스 인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다.
음반의 네 번째 곡인 Kyrie 는 페루 출신의 혼성 5인조 그룹 키만투가 연주한다. 남미 토착민들의 혹독했던 식민지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언급한 세로리코의 광산 노예들, 7일 중 단 하루 땅 위로 올라와 이방의 신에게 구원을 간청해야 했던 인간 두더지들의 회한이 서린 곡이다.
차랑고의 영롱한 소리에 가트 기타 - 나일론 재질의 현을 사용하는 서양 악기의 총칭. 현의 원재료가 양의 곱창이었기 때문에 가트 기타라고 부름 - 의 저음을 이용한 미드템포의 박자에 깊이 있는 음색의 보컬이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는 곡이다.
바이올린의 애잔한 선율을 도입한 점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볼리비아 출신의 그룹 키하르카스가 안데스 음악의 대중화에 쏟아 부은 열정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 일체의 전자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안데스의 전통악기만을 연주하며 한 곡 만으로 정의되어버린 안데스 전통음악의 위상을 유럽의 것을 능가하는 최고의 월드뮤직으로 격상시켰으니 말이다.
자본가 집단이 월드뮤직에 손을 뻗치면 그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
상업적인 성공이야 어떨지 몰라도 그 문화의 정통성은 사지절단 내지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있어 이방의 전통문화가 구미를 자극하는 이유는 예술적 가치가 아니라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원시적 관능이기 때문이다.
실 예를 찾고 싶다면 그리 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 갈 필요도 없다. 80년대 후반에 전 세계를 강타한 람바다 열풍을 생각해 보라.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사랑하는 여인이 떠나버린 실연의 아픔과 자기연민을 담은 노래가 관능적 춤의 배경음악으로만 소개되었으니 말이다. - 이 음반에서는 원전인 Llorando Se Fue로 수록되어 있음.
최근 들려오는 칠레에서의 지진과 갱도사고가 안타갑게 하고있고 이노래가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지진 피하니 갱도 사고..기구한 칠레 광부.
"늑대 피하니 호랑이로구나."
28일(현지시각) 현재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산 호세 광산 지하에 갇혀 있는 광부 라울 부스토스의 사연은 참 기구하다.
부스토스는 애초 지난 2월까지는 중장비를 다루던 기술자였다.
그는 구리광 파쇄기를 수리하거나 선박 건조를 도우며 가족과 생계를 꾸리는 평범한 남성이었다.
운명은 지난 2월27일 바뀌었다.
당시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항구도시 탈카우아노에 살았는데, 칠레 해안을 강타한 규모 8.8의 강진에 이은 쓰나미(지진해일)가 마침 그 지역을 강타해버렸다.
다행히 집이나 가족은 무사했지만, 선박업체에 근무하면서 그가 건조하던 선박들이 지진해일에 거리로 쓸려가 버렸고 회사는 조업을 중단, 졸지에 일자리를 잃었다.
아내 카롤라 나르바에스가 의료업체에 근무해 당장 밥벌이가 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3살과 5살 짜리 두 아이가 딸린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 그는 북부 쪽으로 눈을 돌렸고 두 달 후 산 호세 광산에 광부로 취업했다.
비록 가족이 있는 탈카우아노에서 1천125㎞나 떨어진 먼 곳이었지만, 광부는 칠레 남성에게는 가장 급여 수준이 좋은 직업 중 하나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 갱도가 무너져 동료 32명과 함께 지하 700m에 묻히면서 2월 지진에 이어 또다시 운명의 장난에 시달려야 했다.
남편이 갱도에 갇혔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 나르바에스는 두 아이를 부모에게 맡긴 뒤 현장으로 달려가 천막을 치고 지금까지 애타게 무사 귀환을 빌고 있다.
다행히 매몰된 광부들이 17일이나 지나고도 살아있다는 사실이 지난 22일 확인되면서 이제는 남편과 쪽지를 주고받으며 생환만을 고대하고 있다.
지하에 갇힌 부스토스는 지상에 있는 나르바에스에게 보낸 쪽지에서 "당신이 보내준 글을 읽고 울었다"면서 "당신이 해준 말은 걱정을 이겨낼 힘을 주시는 신과 함께 늘 나와 같이 있다"고 썼다.
나르바에스는 "지진 당시와 지금은 똑같다. 큰 괴로움과 고립감, 공포가 닥쳐오지만 우리는 살아 있고 남편도 갱도 속에 살아 있다"면서 "또다시 즐거운 결말을 맞게 될 것"이라며 믿기 힘든 두 번의 불운을 만나면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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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북부 산호세 광산에 매몰됐던 광부 33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무사히 끝났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는 당초 예상한 36~48시간보다 빠른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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