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횡설수설(12/17).

털보나그네 2009. 12. 17. 14:05

 

 

횡설수설.

 

2009년12월17일.

돼지껍데기에 막걸리 한잔(한병)먹고 횡설수설 한번 해본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꾸럼 없기를....

윤동주님의 시가 떠오른다.

한때는 나도 시인이고 싶었고,철학자이고 싶었는데,

지금은 무지랭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꿈의 껍데기...

가슴에는 아직도 시를 쓰고 싶은 욕망이 있고,

하나의 철학을 간직하며 살고있다.

한점 부끄럼 없는 삶...

盡人事待天命.

이런것들이 내 가슴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온갖 욕심들이 시시때때로 들락거리며 나를 유혹하고 흔들어 놓는다.

이럴땐 중용의 철학으로 물리친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그저 뜨뜨미직근한 상태...

그러다보면 바람은 다 가고 돌맹이만 남는다.

돌맹이는 뿌리를 땅에 박고 자라 세월을 잡아먹는다.

나 죽으면 내 무덤은 커다란 자연석 하나 올려놓고,

내자리 한자리 지킬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몇천년을 흘러도 변하지않고 서있는 지석묘처럼...

조상의 지혜를 빌려 지석묘를 세우고 싶다.

이야기가 왜 이리로 빠졌나?

그래 살면서 한점 부끄럼 없이 살면 되고,

죽어선 지석묘에 묻히면 되고...ㅎㅎㅎ

2009년12월16일저녘22:30경에 씀.

 

    
1. Vivaldi's Rain
2. Nella fantasia
3. one World
4. You Raise Me Up
5. Maclain Of Glencoe
6. Danny Boy
7. The Prayer
8. The Butterfly
9. The Soft Goodbye
10. May It Be
11. Ave Maria
12. Scarborough Fair

 

 

 

한 잔의 붉은 거울

                           김 혜순

네 꿈을 꾸고 나면 오한이 난다
열이 오른다 창들은 불을 다 끄고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밤거리
간판들만 불 켠 글씨들 반짝이지만
네 안엔 나 깃들일 곳 어디에도 없구나

아직도 여기는 너라는 이름의 거울 속인가 보다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고독이란 것이 알고 보니 거울이구나
비추다가 내쫓는 붉은 것이로구나 포도주로구나

몸 밖 멀리서 두통이 두근거리며 오고
여름밤에 오한이 난다 열이 오른다
이 길에선 따듯한 내면의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이 거울 속 추위를 다 견디려면 나 얼마나 더 뜨거워져야 할까

저기 저 비명의 끝에 매달린 번개
저 번개는 네 머릿속에 있어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
네 속에는 너 밖에 없구나 아무도 없구나 늘 그랬듯이
너는 그렇게도 많은 나를 다 뱉어내었구나

그러나 나는 네 속에서만 나를 본다 온몸을 떠는 나를 본다
어디선가 관자놀이를 치는 망치소리
밤거리를 쩌렁쩌렁 울리는 고독의 총소리
이제 나는 더 이상 숨 쉴 곳조차 없구나

나는 붉은 잔을 응시한다 고요한 표면
나는 그 붉은 거울을 들어 마신다
몸 속에서 붉게 흐르는 거울들이 소리친다
너는 주점을 나와 비틀비틀 저 멀리로 사라지지만
그 먼 곳이 내게는 가장 가까운 곳
내 안에는 너로부터 도망갈 곳이 한 곳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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