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이애리수(李愛利秀)

털보나그네 2009. 4. 4. 08:52

 

 

 

 

 

이애리수(李愛利秀)

 

 

난 3월31일 모 요양원에서 지내던 李 애리수님이 향년99세의 나이로 별세하시었다...

오늘(4/3)9시에 발인이라는 기사를 접하고...

가요계에 산 증인한분이 운명을 달리하셔 안타깝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애리수님은 원래 극단의 배우였고 본명이 '이음전(李音全)'으로 연기는 물론

막간에 나와서 노래도 부르고 했는데

같은 극단의 극작가 왕평이 작사하고

바이올린 주자 전수린이 작곡한 '황성옛터'가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요즘 말로 완전히 떠버리는 바람에 가수까지 겸업하게 되었다.

 

최고의 인기를 달리던 1932년,

이애리수씨는 남편 배동필씨를 만나 사랑에 빠졌지만,

배씨 부친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동반자살을 기도했다.

이에 부친은 그녀가 가수 출신임을 절대로 발설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부부의 연을 승낙했고,

그러한 연유로 우리는 그녀의 모습을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애리수씨는 1928년 18세의 나이로

나라의 슬픔을 담은,

한국 최초의 대중가요로 기록된‘황성옛터’를 부른

당대 최고의 여가수였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이애리수님은 이렇게 돌연 자취를 감추었썼다.

 

 시대를 울렸던 이애리수씨는

지금까지 일산의 한 요양원에서 자녀들의(2남7녀)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었지만 비교적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녀는 우리의 지난 80년 역사를 묵묵히 함께 해오고 있었다

그녀의 절대적인 사랑은 감동적이다. 

 

자신의 모든 열망을 사랑으로 쏫아부으며 살았던 것이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황성옛터"라는 노래가 태여난 사연

 

 

1928년 여름,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공연을 위해 극단과 함께 개성에 와서 

어느 여관에 여장을 푼 전수린과 왕평은 

창밖을 내다 보다가 멀리 송악산 밑으로 보이는

만월대 터를 보게 된다.

 

무료하던 차에  옛 고려의 황궁터를 찾았던

이들은 무너져 내린 성과 잡초만 무성한

폐허의  궁궐터를 보는 순간 500년 고려의

무상함과 나라 잃은 망국의 설움이 한데 뒤엉켜

떨어지는 빗물에 눈물을 감출 수 밖에 없었다.

 

여관으로 돌아 온 전수린은 바로 바이올린을 켜며

감정에 북받친 선율을 오선지에 옮겼고 왕평은 거기에다 가사를 붙였다.

<황성옛터>는 이렇게 개성 만월대에서 개성 출신의 전수린에 의해 만들어졌고

같은 개성출신의 이애리수가 1932년에 레코드를 취입하여 빅히트를 친 조선의 세레나데이다.

황성옛터의 원래 곡명은 <황성의 적 / 荒城의 跡>이다. 

다 허물어지고 성터만 남았으니 거칠 황字 荒城이란 표현이 가사 분위기도 그렇고

제격인 듯 하다. 그래도 나는 皇城이어야 하고 皇城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가사를 쓴 왕평의 생각도 그랬을 것이다. 다만 당시의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皇城의 皇이라는 글자가  결코 용납될 수 없었기에 같은 황字에서 거칠 황을

선택했을 거라고 믿는다. 

 

황성옛터'라는 곡명은 동시대의 남인수가 이 노래를 부르면서  굳어졌다.

이 후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었다. 

 

신카나리아, 김정구, 손시향, 최정자, 이미자, 배호, 은방울자매, 박일남, 오기택,

윤복희, 나훈아, 조용필, 문주란, 이수미, 이은하, 한영애 등

한 시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총망라되어 이 노래에 불멸의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만월대를 비롯한 고려궁성의 복원이 진행되는 21세기 지금부터라도 

이 노래가 <皇城옛터>로 불려지기를 기대한다.

 

고구려를 계승하여 건국한 고려.

고려역사500년.

그리고 그이후

조선의건국과 조선에 의해 왜곡되어온 우리의 역사.

강압된 사대주의

그리고 이여지는 일제시대...

우리의 역사는 처참하게 추락하고 있었다....

역사의 흔적들를 보며 느껴야 했던 그 참혹감....

여명을 기다리는 마음이 노래로 승화된다.

    황성옛터 - 이애리수

    황성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폐허에 서른 회포를 말하여 주노라
    아 외로운 저 나그네 홀로 잠못이뤄
    구슬픈 벌레소리에 말없이 눈물져요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만 푸르러
    세상이 허무한 것을 말하여 주노라
    아 가엽다 이내 몸은 그 무엇 찾으려
    끝없는 꿈의 거리를 헤메여 있노라

    나는 가리라 끌이 없이 이 발길 닿는 곳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정처가 없이도
    아 한없는 이 심사를 가슴 속 깊이 품고
    이 몸은 흘러서 가노니 옛터야 잘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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