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이야기

소래산 현호색(2021.03.26)

털보나그네 2021. 3. 26. 22:02

소래산 현호색

 

 

2021년03월26일

오늘은 집에서 할 일이 있어 3시간정도 예상하고 소래산을 갔다.

역시 자주 가던 길이 익숙해서 빨리 다녀올 수 있어 좋다.

산림욕장애서 내원사방향으로 가는데 길옆 숲속에는 진달래가 만개해 있다.

온통 진달래꽃 일색이라 어디를 봐도 진달래밖에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봄을 알리는 꽃, 진달래.

이제 그 누구도 지금이 봄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진달래가 이토록 극성맞게 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원사를 지나 계란마을방향으로 가니 진달래나무는 더 많아 진달래군락지에 온 기분이다.

이러다 소래산도 진달래군락지명소가 되는건 아닌지...

오늘은 지나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저 안개만 자욱하다.

 

이골짝 저골짝 요즘 피기시작하는 꽃이 있으니 '현호색' 이 그중 하나.

현호색이란 이름은 왜 현호색(玄胡索)이라 했을까?

현호색(玄胡索)은 중국이름을 일본 식물학자가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서 검을 현(玄), 오랑캐 이름 호(胡), 새끼 꼬다 색(索)으로 검은색 뿌리를 가진 매듭모양으로 새싹이 돋는 북쪽지방의 식물이라는 뜻과

또 하나는 현은 하늘이고, 호는 드리우다 뜻으로 새싹이 꼬이면서 올라오는 하늘색 같은 꽃이라는 두 가지 학설이 있다.

두 번째 유래가 식물특성에 가깝다.

왜냐하면 하늘색은 파란색이 이지만 파란색이 진하면 검게 보인다는 의미인 것 같다.

 

봄에 한 달 정도만 있다가 홀연히 지는 꽃이다. 

아니 잎줄기도 흔적 없이 사라져서 여름, 가을, 겨울은 땅속에서 잠만 자고 있다.

“무엇이 그리도 바쁘신가, 너무나 빨리도 가버리는가” 그 연유가 궁금하다.

그 답은 생존전략과 어울림이다.

현호색과 식물들은 숲이 우거지기 전에 꽃이 피고 열매도 맺어 번식이 마무리 되어야한다.

나뭇잎이 나오면 햇빛을 보기가 어려우니 그전에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편안히 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로가 배려하는 식물의 세계가 신비롭고 감탄스럽다.

 

학명이 Corydalis turtschaninovii BESS 인데 코리다리스(Corydalis) 라는 이름에는 희랍어로 ‘종달새’라는 뜻이다.

현호색 꽃을 볼때면 종달새가 조잘대며 지저대는 느낌이 상상이 간다.

 

산록의 약간 습기가 있는 근처에서 자라며 키가 20㎝ 정도 자라고 땅 속에 지름 1.5∼2㎝ 정도의 괴경(塊莖)이 있다.

괴경은 속이 황색이고 다소 윗부분에 포같은 비늘모양의 조각이 1개 달렸다.

인편(鱗片) 잎겨드랑이에서 가지가 갈라졌다.

잎은 2∼3개가 어긋나고 입자루가 길며 잎은 3개씩 1∼2회 갈라진다.

끝열편은 피침형(披針形) 또는 좁은 도란형)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표면은 녹색이며 뒷면은 분백색이다.

꽃은 4월에 피고 홍자색이며 5∼10개가 정상 총상화서(總狀花序)에 달린다.

포는 쐐기형이며 길이 1∼1.8㎝로서 손바닥 같이 갈라졌다.

꽃받침은 2개이며 일찍 떨어진다.

꽃은 한 쪽이 잎술처럼 벌어지고 한 쪽은 통같은 며느리발톱으로 되어 밑으로 굽었다.

수술은 6개가 2개로 합쳤다.

열매는 삭과(蒴果)로서 긴 타원형이며 6∼7월에 익는다.

 

아름다운 외양 외에도 현호색은 병을 치료하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

예로부터 여러 의서(醫書)에 자주 등장하여 다양한 병증에 활용되어왔는데, 신묘하게 생긴 꽃망울만큼이나 신통한 약효가 있다고 언급되곤 한다.

현호색이 가지고 있는 약효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진통효과이다.

현호색은 양귀비과에 속하는만큼 매우 강력한 진통효과를 지니고 있다.

유향, 몰약, 오령지 등과 같은 유명한 진통약제보다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불통즉통(不通則痛)이라 하여 기(氣)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으면 통증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명나라의 유명한 의학자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따르면 현호색은 뭉쳐진 기(氣)를 흩고 경락(經絡)을 소통시킨다고 하였다.

더불어 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한 가슴과 옆구리 통증도 해소한다.

한편 불량한 피덩어리라 불리는 어혈(瘀血)이 체내에 쌓여도 통증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여성의 생리통이며, 이러한 어혈의 축적이 심해지면 자궁근종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현호색은 이러한 어혈(瘀血)을 풀어주어 여성의 하복부에 발생하는 여러종류의 통증질환을 해결해준다.

여러 문헌 중에 이를 자세히 풀어 쓴 것이 송나라 이방(李昉)이 쓴 개보본초(開寶本草)인데, 현호색은 어혈(瘀血)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서 여성의 월경이상을 치료하고 복부에 덩어리가 맺히는 것, 비정기 자궁출혈에 효과가 좋다고 나와 있다.

 

현대에 들어서는 생화학적 연구를 통해 현호색의 효과를 입증하는 시도들이 매우 많아지고 있다.

약리연구에 의하면 현호색의 주요 성분은 corydaline과 tetrahydropalmetine이며, 이로 인해 진통효과가 강력하다는 것을 밝혀졌다.

그 외에도 현호색에는 palmatine, berberine 등의 알칼로이드 화합물이 풍부하다.

 

현호색의 실험실 및 임상 연구에 따르면 현호색은 진통효과 뿐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 치료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세포 보호효과,관절염과 같은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 항알러지, 항염증,자궁근종세포 억제효과 등이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뇌에서의 글루탐산 레벨의 조절과 같은 뇌신경기능 방면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종양성 질환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치료효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되어 이미 중국에서는 각종 암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또한 혈전제거와 항경련 등의 효능이 입증되어 다가오는 고령화 사회에서 현호색의 쓰임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묘한 꽃! 현호색(玄胡索)의 신통한 치료효과들이다.

 

주목할 것은 현호색이 함유된 ‘활명수’이다.

생명을 살리는 신비한 물이라는 활명수.

1897년 궁중선전관인 민병호 선생이 왕들이 마시던 생약비법에 서양의학을 접목하여 만든 대한민국 최초 양약이라고 한다.

122년 역사가 있는 소화제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활명수'에 이 현호색이 포함되어 있단다.

 

꽃말이 ‘보물주머니’ ‘비밀’ 이다. 꽃송이 마다 보물주머니로 가득하고 잎은 입술처럼 벌어져 있으나 긴 모양이니 비밀이 많다고 보였나 보다.

한 달만 있다가 홀연히 사라지니 비밀이 많다고 생각해서 인가.

새봄 숲속에 옹기종기 피어 보물을 가득담은 종달새 아가씨의 비밀 주머니 꽃이요

종달새 아가씨의 보물주머니 이렇게 기억 하면 좋겠다.

 

 

 

 

 

현호색 / 최제형

 

개울가 나무그늘
작년 피던 그 자리에

꽃자루 긴 주둥이
열대어처럼 모아서

추운 겨울 잘 버텼다고
키스 미 키스 미. 

 

 

사진추가 202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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