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 네
박 목 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 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1915∼1978. 시인.
초기 시를 대표하는 작품. 소월(素月)의 어느 애송시(愛誦詩) 못지 않게 널리 애송되고 있다. 7 · 5조(調)로 된 이 시는 민요적(民謠的)인 가락에서 온 것으로 리드미컬하고 경쾌(輕快)하다. 「강(江) 나루 건너서/밀밭길을//구름에 달 가듯이/가는 나그네」 여기에서 밀밭이 보리밭이나 옥수수밭이 되면 리듬이 파괴되고 정념(情念)이 감소될 것이다. 밀밭의 이미지와 강나루를 건너는 이미지는 스무드하게 조화(調和)되지만 다른 것으로는 그런 효과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술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놀」과도 연결(連結)되어 나그네의 뉘앙스를 살리고 있다. 이 귀절(句節)은 조지훈(調芝薰)과 화답(和答)한 것으로 한국의 토속적(土俗的) 정취(情趣)가 잘 나타나 있다. 이 시에서는 「구름에 달가듯이/가는 나그네」가 두 번 되풀이되고 있는데 세속(世俗)에 때묻지 않고 아무런 제약(制約)이나 시간(時間)에 얽매이지 않은 순연(純然)한 자유인의 여심(旅心)이 드러나 있다. 첫시집 《산도화(山桃花)》에 실려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박목월 [朴木月] (국어국문학자료사전, 1998., 한국사전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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