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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이야기-소서 (小暑)
2014년07월09일.
24절기 중 열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 하지(夏至)와 대서(大暑) 사이에 든다. 음력으로 6월, 양력으로는 7월 5일 무렵이며, 태양이 황경 105도의 위치에 있을 때이다. 소서는 ‘작은 더위’라 불리며, 이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중국에서는 소서 무렵의 15일을 3후(三侯)로 나누었는데, 『고려사(高麗史)』의 기록에 소서는 6월의 절기로 초후(初候)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고, 차후(次候)에는 귀뚜라미가 벽에서 살며, 말후(末候)에는 매가 새를 잡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이 시기는 여름 장마철로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부지방을 가로질러 장기간 머무르기 때문에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린다. 예전에는 이때쯤이면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낸 모들이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로, 농가에서는 모를 낸 20일 뒤 소서 때에 논매기를 했다. 또 이때 논둑과 밭두렁의 풀을 베어 퇴비를 장만하기도 하고, 가을보리를 베어낸 자리에 콩이나 조, 팥을 심어 이모작을 하기도 하였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하신리의 모내기는 보통 ‘하지 전 3일, 하지 후 3일’이라고 하는데, 대략 소서 때가 모를 심는 적기이다. 두레를 행하던 당시에는 어느 논이나 보리를 심기 때문에 모를 내는 시기가 지금보다 훨씬 늦었다. 하지 전에 삶아서 대개 소서 때까지 심었다. 김매기는 모를 매고서 약 보름이나 한 달 정도 있다가 시작하였다. 절기상으로 초벌은 하지와 소서를 지나서 하게 된다.
이 무렵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여서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며, 밀과 보리도 이때부터 먹게 된다. 대체로 음력 6월은 농사철치고는 한가한 편으로 밀가루 음식을 많이 해 먹는다.
참고문헌
高麗史
韓國의 歲時風俗 (張籌根, 螢雪出版社, 1984)
한국의 두레 (국립민속박물관, 1994)
한국세시풍속자료집성-삼국·고려시대 편 (국립민속박물관, 2003)
나무들은 짙푸르고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난다. 사람이 날마다 지나는 길, 차들이 다니는 길도 풀이 자라 낫질을 할 정도다. 그 사이 보랏빛, 흰빛 도라지꽃이 피어난다. 나무 가운데 느림보인 대추나무 자귀나무 꽃이 한창이다. 자귀나무 꽃은 화장 솔처럼 향기롭고 보드랍다. 하나 따서 얼굴에 문질러 본다. 홍화도 꽃을 피우지. 잇꽃이라는 그 꽃을 따서 붉게 우려 차로 마셔본다.
태풍이 쏜살같이 몰려오곤 한다. 비 그치고 나면 곡식들은 부쩍부쩍 자라난다. 풀들은 번쩍번쩍 자라나고. 밭마다 돌아다니며 보이는 대로 김을 매야지. 큰비가 온다면 미리 대비하랴, 비 그치면 비설거지하랴 일거리가 쉼이 없다. 여름풀과 막바지 싸움이다. 이때가 지나면 풀들도 씨 맺을 준비를 하게 되니, 한숨 돌릴 수 있다. 또 곡식들도 웬만큼 자라, 풀한테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다. 그래도 생명이 살아 있는 한 풀은 끝없이 자라난다. 김매는 일을 밥 먹듯 몸에 익히는 수밖에.
소서 무렵이면 모내고 40일이 지난다. 벼는 포기나누기를 마치고 통통하게 굵어지며 알차기에 들어간다. 사람으로 치면 사춘기인 셈. 한창 영양을 빨아들이며 이삭 맺을 준비를 하는 때다. 논에 마지막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살펴보고 김도 매 준다. 논에 들어가면 모 포기 하나하나가 자세히 보인다. 이때가 지나 이삭이 나온 뒤, 논에 들어가면 발길에 잔뿌리가 드득드득 끊기는 걸 느낄 수 있다. 또 김을 매려 몸을 숙이면 나락 잎이 얼굴을 찔러 따끔따끔하다. 논은 사람 손을 벗어나 스스로 설 차비를 하고 있으니 마지막 피사리를 하자.
올벼는 대서 전에 이삭이 패며 벼꽃이 피기 시작한다. 벼는 일찍 이삭이 패는 올벼(조생종), 늦게 이삭이 패는 늦벼(만생종), 중간인 중생종이 있다. 올벼부터 차례차례 이삭이 올라온다. 알이 통통하게 찬 줄기에서 이삭이 올라오면 그 이삭이 펴지면서 꽃망울을 터뜨린다. 벼꽃은 그다지 눈에 띄는 꽃이 아니다. 꽃잎도 없으니 그 논을 가꾸는 농부나 알까 누가 꽃구경을 하러 오는 일도 없다. 하지만 벼꽃 하나하나가 피어, 수술에서 꽃가루가 떨어져 암술에 제대로 꽃가루받이를 해야 우리가 먹는 쌀 한 알이 영근다. 그러니 벼꽃 이삭 한 다발은 우리가 먹는 밥 한 그릇. 날마다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니 벼꽃이 피어야 일 년 양식을 얻어먹을 수가 있다. 논에 가보면 이삭이 차례차례 나온다. 논에 가서 이삭이 나오는가? 벼꽃이 피는가? 살핀다. 이맘때는 벼꽃 소식이 가장 중요한 뉴스다.
[네이버 지식백과] 여름 햇살이 고추·가지에 영그는 소서 (농사꾼 장영란의 자연달력 제철밥상, 2011.6.3, 도서출판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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