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ing / Suzanne Ciani
절기이야기-소만[小滿]
2014년05월21일.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해 ‘가득 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만부터는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해 식물이 성장한다.
농촌에서는 소만 무렵부터 모내기 준비를 시작해 1년 중 가장 바쁜 계절로 꼽힌다. 또 이 시기는 양식이 떨어져 배고픈 시기를 가리키는 보릿고개라고 불리던 때이기도 하다.
정의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 양력으로는 5월 21일 무렵이고 음력으로는 4월에 들었으며, 태양이 황경 60도를 통과할 때를 말한다. 소만(小滿)은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滿]는 의미가 있다.
내용
이때는 씀바귀 잎을 뜯어 나물을 해먹고, 냉이나물은 없어지고 보리이삭은 익어서 누런색을 띠니 여름의 문턱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4월이라 맹하(孟夏, 초여름)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고 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그래서 맹하는 초여름이라는 뜻인 이칭도 있다.
소만 무렵에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진다.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을 잇는다. 보리 싹이 성장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모내기 준비를 서두르고, 빨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예전에는 40~50일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일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든다. 또한 소만이 되면 보리가 익어가며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어댄다. 이 무렵은 ‘보릿고개’란 말이 있을 정도로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명하던 시기이다. 산과 들판은 신록이 우거져 푸르게 변하고 추맥(秋麥)과 죽맥(竹麥)이 나타난다.
중국에서는 소만 입기일(入氣日)에서 망종까지의 시기를 다시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뻗어오르고, 중후(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씀바귀는 꽃상추과에 속하는 다년초로서 뿌리와 줄기, 잎은 식용으로 널리 쓰인다.
초후를 전후하여 죽순을 따다 고추장이나 양념에 살짝 묻혀먹는 것도 별미이다. 또한 냉잇국도 늦봄이나 초여름에 많이 먹는다. 보리는 말후가 되면 익기 시작하므로 밀과 함께 여름철 주식을 대표한다.
모든 산야가 푸른데 대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누렇게 변한다. 이는 새롭게 탄생하는 죽순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들여 키우는 어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봄철의 누런 대나무를 가리켜 죽추(竹秋)라고 한다.
속담
이 무렵에 부는 바람이 몹시 차고 쌀쌀하다는 뜻으로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참고문헌
四時纂要
洪城의 民俗 (城文化院,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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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 지나 달이 기울기 시작하고 소만이 다가온다. 소만이란 작물이 자라서 약간의 곡식이 여무는 때란 뜻이란다. 정말 밀과 보리에 이삭이 올라온다. 이 산 저 산 뻐꾸기 울어대고 찔레, 아카시 꽃이 필 때다. 아카시 필 때 여기는 때죽나무꽃이 좋다. 때죽나무는 하얗고 깨끗한 꽃이 아래를 보며 핀다. 그 단아한 모습이 아주 예쁘다.
때죽나무와 아카시 꽃이 피어나니 온 산천이 향기롭다. 낮에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일손을 재촉하고, 밤에는 소쩍새 소리에 시름없어진다. 새벽부터 까치들이 온 밭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소리에 깨어나면, 곳곳에서 일손을 기다리니 하루해가 금방 간다. 그 가운데 모내기가 으뜸이라 이맘때 인사는 "모내기 했어?"다.
모내기 뒷정리를 하고 모가 허리를 펴면, 논에 오리나 우렁이를 넣는다. 오리는 모내기 날 태어난 어린오리가 좋다. 어린 오리는 잘 돌보아야 하므로 일단 오리가 논에 들어오면 논농사는 사실 오리 돌보기로 바뀐다. 아침이면 오리 집 문을 열어 주고 해거름엔 오리를 집에 넣고. 아침저녁으로 오리한테 문안 인사를 한다. 사람이 오리한테 정성을 들일수록 오리는 즐겁게 논농사를 대신하지만, 오리를 돌보는 일은 만만치 않다. 조류독감이 몰아치고 나서 오리 농사가 점점 줄어들고 그 자리를 왕우렁이가 채우고 있다. 우리 역시 왕우렁이를 넣는다.
왕우렁이는 외래종 우렁이로 물속에 있는 어린 풀을 갉아먹는 습성이 있다. 이놈이 풀을 먹어 주니 사람은 가만 앉아서도 김을 맬 수는 있다. 이 얼마나 좋은가? 오리처럼 날마다 모이를 주지 않아도 되니 한번 넣으면 끝이다. 다만 이 우렁이가 물 아래 있는 풀만 먹으니 만일 그 때를 놓쳐 풀이 물 위로 올라오면 그건 사람이 손으로 매 주어야 한다. 우렁이는 또 물이 깊은 곳을 좋아한다. 그래서 논에 수평이 맞지 않아 물이 야트막하게 대진 곳, 땅이 드러난 곳에서는 우렁이가 먹지 않는다.
들나물에 이어 산나물이 쇠어, 나물도 이제는 풀이다. 하루 종일 낫질을 하는 날도 있을 만큼. 사람이 심어 가꾸는 작물은 이제 자라날 때다. 밀·보리는 이삭이 여물기 시작하고 지난해 농사한 알곡은 거의 다 먹어 바닥이 보인다. 소만이 끝나갈 무렵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니 이때가 보릿고개라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다.
[네이버 지식백과] 보리가 누렇게 익어 간다는 보리누름 소만 (농사꾼 장영란의 자연달력 제철밥상, 2011.6.3, 도서출판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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