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남기기

가을의 단상(2012.11.10)

털보나그네 2012. 11. 10. 22:33

Stamatis Spanoudakis  

 

 

 

가을의 단상

 

 

 

2012년11월10일.

와이프는 초등학교 동창모임에서 옛날 수학여행의 추억을 되살려 똑같은 코스로 경주여행을 간다고 아침부터 ktx를 탄다고

광명역까지 데려달라고 하여 갔다오니 9시.

밥먹고 집안정리를 마치고 10시경쯤 간단한 베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년말에 치를 대선,어느후보가 당선되어도 세금 오르는것은 기정사실,교육정책이나 복지,후생정책은 다시 또 바뀔것이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경제는 갈수록 퍽퍽해 지고  장수시대가 열리지만 노후대책은 뽀족한 수 없다.

누가 대통령을 해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짐작이다.

그리고 이제 나도 인생후반전에 대한 심각한 고민를 해야 할 때가 왔다.

그래도 아직 5년은 버틸 수 있지 않겠나 하는 막연한 기대속에 하루 하루 세월이 간다.

 

계절은 쉼없이 가고

영락없이 찾아오는

낮선 시간들...

 

이제 나이탓인가?

새로운 것들이

부담스러워 진다.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정말,

알지도 못하고

 

그저 그렇게 살아온 시간들...

가는 시간들이

너무 빨라서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

정신없이

넋나간 사람처럼 산다.

 

 

 

 

 

 

 

 

 

 

 

 

 

 

 

 

 

 

 

 

 

 

 

 

 

 

 

 

 

 

 

 

 

 

 


                 가을                          

                                정태현


가을은

꽃보다도 진한

향기로 젖어온다


끝없이 깊은 하늘은

천상이라도 보여 줄듯

마음을 홀리고


서늘한 대기는

스산한 기운으로

뼈 속 마디마디 파고들어


왠지 모를 사무침에

젊은 가슴도

단풍같이 멍이 들고


떨어진 낙엽은

영혼 위에

겹겹이 쌓여


가을은

까닭 없이

넋을 낚는다


 

 

 

 

 

 

 

 

 

 

 

 

 

 

 

 

 

 

 

 

 

 

 

 

 

 

 

 

 

 

 

 

 

 

 

 

 

 

 

 

 

 

 

 

 

 

 

 

 

 

 

 

 

 

 

 

 

 

 

 



낙엽          

                          -레미 구르몽-

시몬, 나무 잎세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