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남기기

가을(2011.09.10.)

털보나그네 2011. 9. 10. 15:58

 

Georges Bizet(1838-1875)


L'Arlesienne Suite No.2 in Eb major Menuetto

아를르의 여인 조곡 제2번 미뉴엣

 

 

 


 

 

 

 

 

가을

 

 

 

2011년09월10일.

 인천대공원 후문에는 벌써부터 가을분위기가 물씬난다.

봄에 그토록 화려하게 피고지던 벗꽃나무가 이제 노랗게 물들인 나뭇잎들이 가을을 알리려 거리를 서성거린다.

추석연휴가 시작하는 오늘, 새볔부터 달림이들은 땀을 흘리며 장거리주연습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나도 그들의 행보에 살짝 동참하려 끼여들었다...

 

오늘 26km가 목표였는데 21km에서 발를 멈추었다.

허기가 지고 발도 무겁고 의지박약한 나의 약한모습에 연휴마지막날에는 꼭 목표달성하리라 다짐을 하고....

지친 몸을 추수릴겸 들꽃들에게로 놀러갔다.

길가에는 이름도 잘 모르지만 가을를 알리는 가을꽃들이 줄줄이 피여서 바람에 한들거리고 있었다.

 

 

 

 

 유홍초.

 

 

 엉겅키

 

 

 

 

 

 

 도깨비풀

 여치

 

 

 

 쑥부쟁이꽃

 

<쑥부쟁이 전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가난한 대장장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11남매나 되는 자녀들이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매우 열심히 일을 했지만 항상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이 대장장이의 큰딸은 쑥나물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위해 항상 들이나 산을 돌아다니며 쑥나물을 열심히 캐왔다.
이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그녀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 이라는 뜻의 쑥부쟁이라 불렀다. 그러던 어느날 쑥부쟁이는 몸에 상처를 입고 쫓기던 노루 한 마리를 숨겨주고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노루는 고마워하며 언젠가 은혜를 반드시 갚겠다는 말을 남기고 산속으로 사라졌다.
그날 쑥부쟁이가 산 중턱쯤 내려왔을 때 한 사냥꾼이 멧돼지를 잡는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쑥부쟁이가 치료해 준 노루를 쫓던 사냥꾼이었다.
쑥부쟁이가 목숨을 구해 준 사냥꾼은 자신이 서울 박재상의 아들이라고 말한 뒤, 이 다음 가을에 꼭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떠났다. 쑥부쟁이는 그사냥꾼의 씩씩한 기상에 호감을 갖고 다시 그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었다. 가을이 어서 오기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일하였다. 드디어 기다리던 가을이 돌아왔고 쑥부쟁이는 사냥꾼과 만났던 산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올라 갔다. 그러나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다. 쑥부쟁이는 더욱 가슴이 탔다. 애타는 기다림 속에 가을이 몇 번이나 지나갔지만 끝내 사냥꾼은 나타나지 않았다.
쑥부쟁이의 그리움은 갈수록 더 해 갔다. 그 동안 쑥부쟁이에게는 두명의 동생이 더 생겼다. 게다가 어머니는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쑥부쟁이의 근심과 그리움은 나날이 쌓여 만 갔다. 어느날 쑥부쟁이는 몸을 곱게 단장하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흐르는 깨끗한 물 한 그릇을 정성스레 떠 놓고 산신령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러자 갑자기 몇 년 전에 목숨을 구해 준 노루가 나타났다. 노루는 쑥부쟁이에게 노란 구슬 세 개가 담긴 보라빛 주머니 하나를 건네 주며 말했다. "이 구슬을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질 것이다." 말을 마친 노루는 곧 숲속으로 사라졌다. 쑥부쟁이는 우선 구슬 한 개를 입에 물고 소원을 말하였다. "우리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신기하게도 어머니의 병이 순식간에 완쾌 되었다.
그 해 가을 쑥부쟁이는 다시 산에 올라가 사냥꾼을 기다렸다. 그러나 사냥꾼은 역시 오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친 쑥부쟁이는 노루가 준 주머니를 생각하고, 그 속에 있던 구슬 중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소원을 빌었다. 그러자 바로 사냥꾼이 나타났다. 그러나 그 사냥꾼은 이미 결혼을 하여 자식을 둘이나 둔 처지였다.
사냥꾼은 자신의 잘못을 빌며 쑥부쟁이에게 같이 살자고 했다. 그러나 쑥부쟁이는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그에게는 착한 아내와 귀여운 아들이 있으니 그를 다시 돌려 보내야겠다. ' 쑥부쟁이는 마지막 하나 남은 구슬을 입에 물고 가슴 아픈 소원을 말하였다.
그후에도 쑥부쟁이는 그 청년을 잊지 못하였다.
세월은 자꾸 흘러갔으나 쑥부쟁이는 결혼을 할 수 없었다. 다만 동생들을 보살피며 항상 산에 올라가 청년을 생각하면서 나물을 캤다. 그러던 어느 날 쑥부쟁이는 산에서 발을 헛디뎌 그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쑥부쟁이가 죽은 뒤 그 산의 등성이에는 더욱 많은 나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동네 사람들은 쑥부쟁이가 죽어서까지 동생들의 주린 배를 걱정하여 많은 나물이 돋아나게 한 것이라 믿었다.
연한 보라빛 꽃잎과 노란 꽃술은 쑥부쟁이가 살아서 지니고 다녔던 주머니 속의 구슬과 같은 색이며 꽃대의 긴 목 같은 부분은 아직도 옛 청년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쑥부쟁이의 기다림의 표시라고 전해진다. 이 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쑥부쟁이'라 불렀다고한다.

 

 

 

 

 

 

 

 

 

 

 

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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