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4월16일.
속새목 속새과에 속하는 쇠뜨기는 공방초(空防草), 즌솔, 뱀밥, 마초(馬草) 등의 다른 이름이 있다.
쇠뜨기는 한마디로 유익한 풀이다.
어렸을 적 시골 들판에 지천으로 깔린 것에 ‘쇠뜨기’라는 풀이 있었다.
뿌리가 너무 깊어 계속 뽑다 보니 새벽닭이 울더라고 농담을 하는 이도, 소꿉놀이 할 때 사금파리에 모래로 밥하고 쇠뜨기를 반찬 삼았다는 이도 있다.
특히 햇빛이 잘 드는 풀밭이나 둑에서 잘 자라는데, 그런 곳에서 소가 주로 뜯어먹기에 ‘쇠뜨기’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예전에는 쇠뜨기로 차를 끓여 마시면 몸에 좋다고 해서 그렇게 흔하던 쇠뜨기가 동이 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비만이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으니 아무리 몸에 좋다 해도 잘 가려 먹어야 한다.
또 소가 잘 뜯어 먹는다고 해서 쇠뜨기라는 이름이 붙었다지만, 실제로 소나 말이 쇠뜨기를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난다는데, 이는 쇠뜨기에 센 이뇨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쇠뜨기의 영어이름이 ‘말꼬리’(horsetail)인 것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풀이름 하나가 문화를 이렇게 잘 반영할 수가! 우리나라 들판에는 소가 있고, 서양들판에는 말이 많구나.
그래서 들판에 자라는 같은 풀을 두고서도 한쪽은 ‘소’를, 서양 쪽에서는 ‘말’을 기준으로 이름을 붙인 것 아닌가.
한자말에도 말풀, 곧 ‘마초’(馬草)가 있긴 하나, 실제영어 쪽에 말과 관련된 말이 많다.
이는 바로 ‘농경’(또는 牛耕) 문화와 ‘유목’ 문화를 대비하기도 한다.
우리 겨레는 본디 유목민이었다고 하나, 원시시대에 유목민 아니었던 겨레가 어디 있으랴.
다만 우리는 일찍 터 잡아 소로 논밭 갈아 농사를 지은 까닭에 소와 관련된 말이 많아진 듯하다.
심지어 소에서 나오는 온갖 부산물도 버리지 않는다.
소와 관련된 나무도 있지만 풀이름으로 소귀나물, 쇠무릎지기, 쇠치기풀 …들이 있다.
쇠뜨기는 속새과 속새속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이다.
속새과는 전 세계에 1속 25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속 8종이 분포하고 있다.
속새속에는 쇠뜨기, 개쇠뜨기, 물쇠뜨기, 능수쇠뜨기(솔쇠뜨기), 좀속새, 물속대, 속새, 개속새가 자라고 있다.
시골 논두렁이나 밭에 잘 자라는 풀로 번식력이 왕성하여 농작물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귀찮은 잡초로 여기는 것이 쇠뜨기다.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 시냇가, 응달진 골짜기, 양지바른 곳에 아주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양치식물이다.
지상 줄기는 생식줄기와 영양줄기 두 종류인데, 포자낭이 달리는 생식줄기가 먼저 나와 스러진 후에 광합성을 하는 녹색의 영양줄기가 나온다.
생식줄기는 3월부터 5월까지 볼 수 있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쇠뜨기나 속새 등을 피를 흘리는데 지혈약으로 써왔으며, 소변을 잘나가게 하는 약초로, 그리고 이담작용과 항염증작용으로 사용해 왔던 풀이다.
피가 흐르는 상처에 생즙을 내어 바르면 피가 멎으며 상처도 빨리 아문다고 했다.
그리고 줄기의 세포막에 규산이 많이 들어 있어서 마치 ‘뻬빠(pepa=사포)’처럼 굳으면 공예품이나 가재도구의 면을 고르게 가는 목적으로 사용하여 왔다.
서양에서는 수많은 물질 분석에 의해 그 정체를 어느 정도 파악했으며, 우리나라에도 소문났던 여러 질병치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원자폭탄이 떨어져 폐허가 됐던 일본 히로시마에서 가장 먼저 새싹을 틔운 것이 바로 이 쇠뜨기였다고 한다.
방사능의 열선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뿌리줄기가 땅속 깊이 뿌리를 뻗는다는 것이다.
정말 대단한 생명력이다.
Chyi Yu / You can`t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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