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남기기

봄은 어디까지 왔나?

털보나그네 2011. 3. 27. 17:58

 

 

 

봄은 어디까지 왔나?

 

 

 

 

2011년3월26일.

금요일 오후부터 감기 기운이 돌더니 저녘에는 점점 심해진다.

퇴근길에 약국에 들려 감기약을 사들고 집에 와 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토요일아침 아들은 학교가고 와이프는 출근하고 딸래미와 나는 집에 남았다.

내일 인천마라톤대회 하프코스가 예정되어 있는데...

오늘은 아무데도 가지말고 집에서 푹 쉬면서 감기를 다스려야겠다...

아침먹고 약먹고 점심먹고 약먹고...심심하다.

잠시 근처 비둘기공원으로 나왔다.

어느새 가지에는 잎새가 나오려고 하고있다.

며칠 있으면 담장에서 개나리가 노란꽃을 활짝 피겠다.

화단 구석에서 냉이가 자리를 틀고 앉아있다...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도,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도 지났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는데...

엇그제는 눈까지 내렸었다.

작년에도 뒤늦은 한파로 농촌에선 냉해피해를 입었었는데...

올해는 피해가 없기를 바래본다.

이제 봄이 손끝 닿는 곳까지 온것같은데 바람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진다.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한차례 더 오면 확연한 봄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이 든다.

 

 

 

 

 

 

 

 

 

 

 

 

 

 

 

 

 

노란 산수유꽃이 피려고 꽃망울이 맺었다.

동자꽃나무에는 잎새가 피여난다.

이렇게 변해가는 나무들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사색에 빠진다.

 

나무는 인간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두 발를 가진 짐승은 왜 저리도 분주하게 돌아다닐까?궁금해 하지는 안을까?

 

뛰고,소리치고,게걸스레 먹어대는 영혼이 있다면,

침묵 속에서 꽃을 피우고,향기를 뿜으며,이슬로 갈증을 풀고,새싹으로 충동을 분출시키는 영혼도 있다...

꽃들은 서로의 향기로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닐까?

 

인류 삶의 진정한 모체는 이 대지를 뒤덮고 있는 녹색식물이다.

녹색식물이 없다면 우리는 숨 쉬지도  먹지도 못할 것이다.

식물들이 우주의 바깥세상과 교신을 하고 의사소통을 한다면...

식물들이 우리의 미래를 지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분명한 것은 식물에게도 감정이 있고 사고력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사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살아간다는 것.

 

 

 

 

Dance Of Spring / Shardad R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