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 고은
산기슭에 태어나서
나도 산이었다
산과 사람이 하나인 시절
어린아이 깔깔대며
나도 산이었다
내 마음 가득히
산 소나기에 젖어
겨울이 오면 겨우살이 싱싱하여라
나도 산이었다
날 저물어
온통 산이 어둠속에이어도
나에게는 그리운 것이 다 보였다
아주 환히 먼 데까지
파도소리 어느 바다였던가
여기저기 뛰돌다가
불현듯 고개들어
바라보면 거기가 산이었다
오고 싶거든 어서 오라
태어난 산이거든
그것이 돌아갈 산이므로
다시 나는 산이었다.
언제나 변함없는 그자리
♬ 아름다운 강산 (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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