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뜰

강물에 부서진 달(강희맹)

털보나그네 2008. 5. 19. 15:34

☆ 강물에 부서진 달 ☆

                                 -강희맹-


 
 
 作墨戱題其額 贈姜國鈞
[작묵희재기액 증강국균]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시를 한 수 적어 강국균에게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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胡孫投江月[호손투강월]
강 속의 달을 지팡이로 툭 치니
 
波動影凌亂[파동영릉란]
물결 따라 달 그림자 조각조각 일렁이네.

 

飜疑月破碎[번의월파쇄]
어라, 달이 다 부서져 버렸나?
 
引臂聊戱玩[인비료희완]
팔을 뻗어 달 조각을 만져보려 하였네.

 

水月性本空[수월성본공]
물에 비친 달은 본디 비어있는 달이라

 

笑爾起幻觀[소이기환관]
우습다. 너는 지금 헛것을 보는 게야.

 

波定月應圓[파정월응원]
물결 갈앉으면 달은 다시 둥글 거고

 

爾亦疑思斷[이역의사단]
품었던 네 의심도 저절로 없어지리.

 

長嘯天宇寬[장소천우관]
한 줄기 휘파람 소리에 하늘은 드넓은데
 
松偃老龍幹[송언노룡간]
소나무 늙은 등걸 비스듬히 누워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