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Because - Michele Mclaughlin
개쑥갓. |
2016.05.07.
개쑥갓은 지구상 온대지역 어디에서도 관찰되는 광녘 분포종이다.
농장 자재창고 앞에 여름 가을 내내 모퉁이를 차지한 채 머리를 빳빳이 세웠던 잡초가 있다.
허름한 빌라 벽과 시멘트 길바닥, 시멘트 바닥 틈새에 조그맣게 피어난 풀이 있다.
도심지 공원 속에서도 흔하게 관찰되고,공터나 길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다.
개쑥갓은 가을에 발아해서 로제트로 월동하는 해넘이한해살이지만,
사는 동안에는 꽃을 반복해서 피우는 반복생식 일년생 월년초(iteroparous winter annual)다.
종자에서 발아한 개체는 6주 안에 종자를 생산하고, 1년에 세 번의 세대를 거듭하기도 한다.
잡초라는 생명체의 전형적인 조산(早産)과 다산(多産)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다.
풀잎 모양이 쑥갓처럼 생겼다.
쑥갓처럼 생겼지만, 꽃은 쑥갓꽃이 아니다.
쑥갓이나 상추의 꽃을 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한여름 부쩍 웃자란 상추나 쑥갓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꽃을 피운다.
특히 텃밭농사를 하는 사람들은 6월까지는 열심히 한다.
하지만 감자를 수확하고 난 뒤부터는 장마철도 시작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서 그런지 몇 평 되지 않는 텃밭이나마 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7~8월경 텃밭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꽃이 쑥갓꽃이나 상추꽃이다.
쑥갓꽃은 대개 군락을 이루어 노랗게 피어 있다.
들국화처럼 생겼지만 국화보다 더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이다.
그 노란빛은 일부러 물들인 것처럼 아름답다.
밭에는 주인이 내팽개친 쑥갓이 자라서 쑥갓꽃이 피고, 밭 가장자리에는 애초부터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했던 '개쑥갓'이 핀다.
잎을 뜯어서 먹어보면 맛이 쓰다.
쑥갓의 맛보다 훨씬 못하다.
개쑥갓은 봄부터 가을까지 노란색 꽃을 피운다.
꽃은 머리가 큰 아주머니의 파마머리 같다.
씨앗이 맺힐 때는 헝클어진 하얀 머리 또는 겨울 털모자를 쓴 것 같다.
소박하고 털털하다.
그래서 영어로 '봄에 핀 노인(old-man-in-the-spring)'이라고 부른다.
아마도 헝클어진 하얀 머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개쑥갓은 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이다.
북한에서는 개쑥갓을 '들쑥갓'이라고 부른다.
한의학에서는 '구주천리광(歐洲千里光)'이라고도 부른다.
월경통, 산통, 치질 등에 약재로도 사용한다.
진통과 진정 효능이 있으며, 편도선염, 인후염, 복통, 불안증, 월경통에 좋고 치질에는 외용한다.
봄부터 가을 사이에 풀 전체를 채집하여 햇볕에 잘 말렸다가 바람이 잘 닿는 상태로 갈무리한다.
근육통이나 요통이 있을 때 말린 개쑥갓을 띄워 목욕하면 좋다.
개쑥갓의 최성기(最盛期)는 보통 4월에서 9월 사이인데, 남부지방 따뜻한 밭 언저리에서는 2월에도 꽃이 핀다.
개쑥갓은 주로 자가수분하며,씨에는 백색 긴 관모가 있어 바람을 이용해 널리 퍼져나간다.
사람이나 동물들의 몸에 묻어서도 널리 산포한다.
그래서 척박한 곳 어디에서도 잘 살지만, 비옥한 토지에서는 더욱 왕성하게 잘 산다.
단 습지에서는 살지 않는다.
식물사회학적으로 터주식생(ruderal vegetation)을 대표하는 명아주군강(Chenopodietea) 식물사회의 표징종이다.
한여름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열기가 치솟는 뜨거운 땅에서도 개쑥갓은 산다.
그래서 도시지역의 붉은씨서양민들레가 살지 못할 정도로 황폐화 한 곳에서도 살아 남는다.
한해살이면서도 뿌리를 땅속(45cm 정도) 깊숙이 내리는 덕택이다.
개쑥갓은 1921년에 처음으로 기재된 바 있으며, 한글명은 1937년에 기록되었다.
중부유럽에서 귀화해 온 신귀화식물(Neophyten)이다.
개쑥갓이란 이름은 그 잎이 쑥갓처럼 생겼고, ‘아주 흔해빠진 또는 쓸모없는 풀’이라는 의미에서 ‘개’ 자가 더해졌다.
개쑥갓은 솜방망이속(Senecio)으로 국화속(Chrysanthemum)인 채소 쑥갓과 다르다.
속명 세네치오(Senecio)는 나이 든 사람(senex)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하며, 열매의 백색 관모의 이미지에서 비롯한다.
종소명 불가리스(vulgaris)는 라틴어로 ‘흔해 빠졌다’는 뜻이다.
일본명 노보로키꾸(野襤褸菊)는 ‘들판(野)에 사는 남루(襤褸)한 국화(菊花)’란 뜻이다.
솜방망이속(Senecio)을 남루한 국화라고 총칭하는 것이 좀 엉뚱하다.
나이 든 사람(senex)을 남루하다는 것이야말로 비루(鄙陋)한 인식이다.
인류문화사에 최초의 ‘꽃을 든 사람(The First Flower People)’이 6만 년 전 구석기 유적지 샤니달(Shanidar, 이라크 북부) 동굴에서 발견된 바 있는데, 거기에서 인간의 정신과 육신을 회복시켜주는 어떤 약초로 이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식물 가운데 하나가 솜방망이속(Senecio)의 종이다.
우리나라 들녘에 흔한 자생종 솜방망이(또는 수루취, Senecio campestris)도 일찍이 구황식물이었고 약재였다.
한반도에 살았던 구석기 선사인들에게도 마찬가지 식물문화가 있었으리라! 식물사회학적 상상력은 한국인의 나물문화가 그 우둠지라는 것을 확신하게 한다.(네이버지식백과 검색)
우리집 베란다 화분안에 손님으로 찾아와 자리를 잡고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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