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ssage To The Earth Mother - Denean
소래산 산책(잔설).
2014년12월06일.
오랜만에 소래산을 오른다.
아침 저녘으로 매일 보는 소래산이지만, 오늘처럼 산을 오르는 일은 드물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움추린 몸은 활동시간을 단축시키고,
바쁜 일상이 떨어진 기온에 더해져 게으름의 늪으로 빠지게 만든다.
마라톤도,산행도 자꾸 빼먹게 된다...
아침에, 군에 간 아들이 외박나온다고 데리러 가자는 와이프의 성화에 이길 수 없어 퇴계원에 다녀왔다.
늘 씩씩하게 잘 지내는 모습이 반갑고 믿음직스럽다.
아들이 라면이 먹고싶다고 하여 아빠표 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라면은 늘 내가 끓린다.
숲을 적게 넣고
물은 많이 넣고
만두,양파는 꼭 넣고
오늘은 가래떡도 넣었다.
마지막으로 계란을 풀리지않게 딱! 깨서 넣는다.
그러면 흰자는 익고 노른자는 반숙상태가 된다.
오랜만에 소래산행 길를 나선다.
진입로로 가는 길목에는 지하철 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다.
갈잎이 떨어져 폭신한 소로길를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땀이 난다.
기온은 차갑지만 겨울햇살이 따듯하다.
며칠전 내린 잔설이 이제 겨울임을 실감케 한다.
경기가 어려워 하나같이 힘들어 하는 요즘...
근처에 사는 고교동창 경석이는 하던 사업을 접고, 작은 회사에 책임자로 들어 갔었는데...
잘 다니고 있는 줄 알았는데,그만두고 알바로 전전긍긍 살아 간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착잡하다.
남의 일이 아니다.
50대에 실업자가 되면 설곳이 없어 진다.
인구는 줄어들고,노인인구는 늘어 나는 기이현상.
경제활동인구는 줄어 들고 부양인구만 늘어 나는 사회.
또,경제인구가 줄었는데도 일자리가 부족한 기이현상.
가계가 윤택해 지려면 경제활동을 활발히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아무리 어려운 경제용어로 장황하게 설명을 한다 해도
결국 긍극적으로는 각 개개인의 주머니사정이다.
주머니사정이 어려우면 경제는 어려운것이고 잘 돌지않는 것이다.
몇몇사람이 아무리 잘 살면 뭐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렵지 않아야지...
경제논리와 사회현상이 도미노현상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거듭되는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갈수록 더해 진다.
사람이 낳서,자라고,결혼하여 살고,살다가 늙고, 그리고 죽고...
生.老.病.死.
퇴색되어가는 우리들의 근간이였던 유교정신.
자본주의의 경제논리에, 인간의 존엄성마져 잠식되어 버린 현실사회,그 정서가 문제다.
개인주의가 심화되어 폐쇄주의로 발전한다.
인간들은 마치 불나방같이 밝은 곳만 바라보고 무조건적으로 쫒는다.
그곳이 지옥인지,낭떨어지인지도 분간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귀성약수터지나 거마산으로 다시 올라, 정상에서 다시 인천수목원으로 하산.
인천대공원을 거처 은행나무앞에 도착.
여전히 자선공연은 관객도 없는 객석을 바라보며 열창을 하고 있다.
오늘따라 더욱 애처롭고 힘들어 보인다,음료수라도 사먹길 바라며 작은 금액을 모금함에 넣었다.
몰래 넣었는데 어느새 보았는지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쑥스러워 도망치듯 이곳을 빠져나왔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겨울이 오기 전에
얘야,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
몇 장의 편지를 쓰자
찬물에 머리를 감고
겨울을 나는 법을 이야기하자
가난한 시인의 새벽노래 하나쯤 떠올리고
눅눅한 가슴에 꽃씨를 심자
이제 숨을 좀 돌리고
다시 생각해보자
큰 것만을 그리느라
소중한 작은 것들을 잃어온 건 아닌지
길은 길과 이어져 서로 만나고
작은 것들의 바로 곁에 큰 것이 서 있는데
우린 바보같이 먼 데만 바라봤어
사람 하나를 만나는 일이 바로
온 세상을 만나는 일인데
조그만 나무 한 그루가
온 우주를 떠받히고 있는데
우린 참 멍청했어
얘야, 오늘은 우리
그리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자
겨울이 오기 전에...
ㅡ백창우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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