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뜰

조고각하(照顧脚下)

털보나그네 2012. 12. 9. 09:32

큰 지혜가 있는 사람은 영고성쇠(榮古盛衰)를 알고 있으므로 얻었다 해서 기뻐하지 않고 잃는다 해서 근심하지 않는다.

그는 운명의 변화무상함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莊子"-

 

 

송나라 원오선사께서 일깨운 화두, 
'조고각하'

(照비출조, 돌아볼고, 다리각, 아래하.)


중국 송나라 임제종의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년)선사 밑에는 삼불(三佛) 제자가 있었다,

저마다 선기와 법력이 뛰어났던

불과(佛果, 부처의 경지), 원오극근(圜悟克勤),

불감(佛鑑, 부처의 거울), 태평혜근(太平慧勤),

불안(佛眼, 부처의 눈), 용문청원(龍門靑遠)과 함께  

 

원행을 하고 돌아오던 어느 날 밤, 

세찬 바람에 손의 등불이 꺼지자 법연선사께서 말씀하셨다.

“자, 한 마디씩 일러라. 그대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태평혜근은 “채색바람이 붉게 물든 노을에 춤춘다.(彩風舞丹霄)”고 했고,

용문청원은 “쇠 뱀이 옛길을 건너가네.(鐵蛇橫古路)”라 했으며,

원오극근은 “발 아래를 보라.(照顧脚下)”고 했다.

 

혜근선사나 청원선사의 말이 지나친 은유의 추상적 관념에 빠진 반면,

극근선사의 답은 구체적인 삶의 문제를 직시하라고 강조한다.

 

‘삼불야화(三佛夜話)’라 불리는 이 선화(禪話)는

지금 여기의 자기 일을 통해 인생의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는 것이 선(禪)의 본질이자 핵심임을 일깨운다.

 

 

  -범준 선생의 <종철문사 잡학사전> 중에서-

                                                                     
 
엄한 데 한눈팔지 말고 발밑을 잘 살펴, 
서 있는 바로 그 자리를 돌이켜보자. 
 
자신의 본래면목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벽암록(碧巖錄)을 저술한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년) 선사.

벽암록 제 1칙에서 그는 말한다. '알지어다. 발밑에서 대광명이 나온다는 것을

 

 


 

 

나의 삶 전체를 살피고 돌아보라

발 밑을 살펴 서있는 바로 그 자리를 돌이켜 보라는 불가의 가르침이다

순간순간 내가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지 자신의 본래 마음을 살피고 뒤돌아 보라는 원오스님의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