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치악산금대봉
2023년08월04일 금요일 여름휴가7일차
코스:금대삼거리-금대분소-영원사-계곡길-상원사-남대봉-치마바위봉-영원산성삼거리-영원산성-영원사-금대분소-금대삼거리
거리:17.07km
시간: 08시간07분52초(휴식:1시간01분)
평속: 2.4km/h
기온: 26.0/34.0℃
8년전 오늘, 금대리에서 천왕봉까지 찍고 하산했었다.
서둘러서 가면 비로봉찍고 구룡사로 하산할 수도 있지않을까하는 막연한 희망을 안고 치악산 산행을 계획해 본다.
하지만 그 꿈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 깨지고 말았다.
눈을 뜨니 5시30분이다,늦었다.
서둘러서 등산장비를 챙겨서 집을 나서니 06시20분이다.
부천역에 06시40분도착,청량리역에 도착하니 07시35분, 간만에 오니 어리둥절하다.
기차시간을 알아보니 09시(10.100원)에 ktx가 있고 원주까지 46분 걸린다.
한시간을 기다려야하다니 산행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겠다.
일단 표를 구매하고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을 사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울 받았다.
전에는 이생각을 못하고 집에서 물을 끓여 담아왔었다.
빵과 막걸리도 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하니 얼추 시간이 적당히 소요되었다.
미리 열차에 탑승하려고 가보니 이미 많은 사람이 앉아 있다.
정각에 기차가 출발하여 원주에 도착하니 또 어라둥절해졌다.
원주역사를 이전하여 새로 지었다.
어디로 갈지 두리번거리다가 버스승강장에 가서 살펴보니 금대리가는 버스는 없다.
인터넷검색을 해보니 판부농협에서 환승해야 한다.
원주역에서 111번버스를 탑승하여 판부농협하차(10시06분),
15분 기다려 21번버스를 10시30분에 탑승하여 금대삼거리에서 하차하니 10시45분이다.
이곳은 변한것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도로를 따라서 걸어올라가니 덥다.
계곡에는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흐른다.
걸으며 생각을 해보니 오늘도 8년전처럼 천왕봉까지밖에 못갈것 같다.
그늘이 없는 길은 너무뜨겁고 덥다.
어느덧 영원사가 가까워진다.
길가엔 짚신나물꽃,멸가치가 지천이고, 머리위엔 칡넝굴과 칡꽃이,사위질빵풀꽃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폔션이 몇집 더 늘어난것 같다.
계곡에는 놀러온 사람들이 여름을 즐기고 있다.
영원사에 도착하니 12시37분, 경내를 둘러보고 물을 보충하고 계곡길로 오른다.
중간중간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너덜길은 헤메지않도록 안내줄이 처져서 잘 올라갔다.
문제는 체력이다.
속도가 점점 떨어지고 물 마시고 쉬는 시간이 많아진다.
사람은 한사람도 없더니 한명이 지나갔고, 한참만에 부부산객인듯한 두사람이 지나갔다.
상원사근처에 도착하니 동자꽃,물봉선,두메담배풀,긴산꼬리풀등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많은 식물들을 만난다.
상원사에 도착하니 푸른 하늘을 볼 수가 있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절벽위에 서 있는 범종각과 구상나무가 푸른하늘과 흰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다.
상원사전경이 감탄스럽다.
입구에는 도라지잔대와 긴산꼬리풀이 꽃을 피우며 화단을 장식하고 기타 여러꽃들이 멋진 분위기를 만들었다.
경내를 돌아보고 시간이 없어 쫒기듯 나와야 했다.
오늘은 시간과의 전쟁에서 참패다.
아침부터 시작한 이 싸움은 처음부터 패색이 짖었지만 지금도 백전백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라오면서도 2km를 한시간에 못올라오고 질질 시간을 끌었다.
이제 천왕봉도 못가고 하산해야할 것 같다.
3시가 되었는데 아직 점심도 못 먹었다.
남대봉으로 가는 길도 약간의 언덕구간이다.
남대봉을 찍고 하산모드로 한참을 가니 종주능선전망대가 나온다.
비로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전망 좋고 배가 고프니 진수성찬이다.
오가는 사람도 한사람도 없다.
하산은 조금더 내려가서 영원사삼거리에서 영원산성방향으로 했다.
영원산성길인데 영원사까지 1.9km다.
이미 시간이 4시30분을 지나고 있다.
짖은 패색으로 시간에 쫒겨 하산하는 내 모습이 애처롭다.
그래도 할건 해야지...
영원사에 도착하여 적당한 곳을 물색하여 물맛을 보았다.
온몸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피로가 풀려 다시 기운이 솟는듯하다.
옷을 갈아입고 늦은 시간을 회복하기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금대삼거리에 도착하니 18시54분이다.
버스정류장에 한 아줌마가 서 있어 물으니 버스가 방금들어갔으니 곧 나올거란다.
19시12분에 23번 버스를 타고 원주시내로 갔는데 처음엔 오던길과 같은 길로 가더니 나중엔 어딘지 잘 모르겠다.
운전기사에게 원주역에 가려고 한다니 이리가도 되고 저리가도되고 말은 우물우물하면서 여러가지를 얘기해 준다.
다른것은 귀에 안들어 오고 한가지만 귀담아 듣고 내렸다.
내려보니 일방통행길이다.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
지나는 사람에게 물으니 시장을 건너가야 한단다.
이렇게 물어물어 34-1번 버스를 타고 원주역까지 올 수 있었다.
버스에서 검색을 해 보니 20시19분발 ktx가 있다.
원주역에 도착하니 20시10분, 매표를 하니 특석과 입석이 있어서 입석(8,600원)으로 끊었다.
청량리에 도착하니21시 05분, 집에 도착하니 10시30분이다.
가을에 단풍이 멋지다고 하는데 다음엔 시외버스를 타고 가볼까 생각이 든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세상을 잊기 위해
나는 산으로 가는데
물은 산 아래
세상으로 내려 간다
버릴것이 있다는 듯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듯
나만 홀로 산으로 가는데
채울 것이 있다는 듯
채워야 할 빈 자리가 있다는 듯
물은 자꾸만
산 아래 세상으로 흘러간다
지금은 그리움의 덧문을 닫을 시간
눈을 감고
내 안에 앉아
빈 자리에 그 반짝이는 물 출렁이는걸 바라봐야 할 시간
류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