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북한산,의상봉구간을 가다.(12/20)

털보나그네 2009. 12. 21. 18:18

 

북한산,의상봉구간을 가다. 

 

일시:2009년12월20일.

코스:북한산성입구-의상봉-용출봉-용혈봉-나한봉-청수동암문-문수봉-대남문-대성문-보국문-정능입구.

 

 

 

 마누라왈"날 추운데 어디 갈 생각 하지마!"

하지만 하루종일 집에만 있기도 힘들다.

이번 토요일은 일이 있어 쉬지못하고,

토요일 오후에는 오리굽는 마을에서 간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저녘식사를 하고...

 

아침에 행선지를 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청계산 갈 생각으로 늦게 집을 나선다.

버스를 기다리다 강남행버스가 한참을 기다려야 할것닽아 그냥 가까운 전철역가는 버스를 탓다.

부천역에서 행선지를 북한산으로 정하고 서울역까지 갔다.

서울역(4번출구)에서 704번 버스를 타고 불광동을 지나면서 불광역부근에 등산객들이 넘처나는 광경을 지나치며,

산성입구에서 하차.

 

앞서가는 무리들은 대부분 계곡길로 가고, 나는 인적이 뜸한 의상봉방향으로 등로를 정했다.

조금 오르다보니 앞서간 사람들이 보이고 바위들이 앞을 막고 있다.

기암들이 파수꾼처럼 서있고 로프구간이 나오고,철재난간설치구간도 나온다.

올라갈수록 바위구간이 더 험해지고 정체가 생긴다.

의상봉,용출봉,용혈봉을 지나며 널널하게 마음먹고 앞무리 뒷무리들 틈에 끼여 가다보니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조금씩 날리더니 눈앞에 보이던 백운봉이 안보일정도로 제법 많이 휘날린다.

바람을 동반한 눈이라 그리 쌓이지는 않는다.

가다보니 곳곳에 모여앉아 라면을 끓여먹고,담배를 피우고...(아직도 공공질서의 현실은 멀어보인다.)

 

청수동암문정도에 와서 사진을 찍으려니 건전지부족 그림이 계속 떳었는데 이제 건전지가 완전히 다 되였나보다.

바위에 걸터앉아 요기를 하며 오늘은 어디에서 하산을 할까을 생각하다 보국문에서 하기로 정하고 다시 진행한다.

대남문부터는 산객들이 많아졌다.

산악동호회무리들이 몇팀인지 뒤엉켜 가고 그들끼리 얘기하고 서로 찾고 하는 통에 시끄럽다.

보국문 양지바른 곳에서 가져온 음식들을 마져 다 먹고 하산.

긴 계곡길을 내려와 정능에 도착하니 버스종점이 나온다.

걷다보면 전철역이 나오겠지하고 한참을 걸어도 나오질 않아 버스를 타고 길음역에 하차,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갔다.

 

 들머리.

 

 

 

 

정체... 

 

 

 

 눈이 휘날리고...

 

 

 

 

 낙엽이 쌓인 성길...

건전지가 다 되여 마지막으로 간신히 찍고...

흐렸던 날씨가 다시 열리고 있다.

La Rose Tremiere [겨울나무] / Don & Clenn

 

 

 

해질녘의 단상

                                         - 이 해인 -

 

 

...

6

 

흰 눈 내리는 날  

밤새 깨어있던

겨울나무 한 그루

창을 열고 들어와

내게 말하네

 

맑게 살려면

가끔은 울어야 하지만

외롭다는 말은

함부로 내뱉지 말라고

 

사랑하는 일에도

자주 마음이 닫히고

꽁해지는 나에게

나보다 나이 많은 나무가

또 말하네

 

하늘을 보려면 마음을 넓혀야지

별을 보려면 희망도 높여야지

 

이름 없는 슬픔의 병으로

퉁퉁 부어 있는 나에게

어느새 연인이 된 나무는

자기도 춥고 아프면서

나를 위로하네

 

흰 눈 속에

내 죄를 묻고

모든 것을 용서해주겠다고

나의 나무는 또 말하네

참을성이 너무 많아

나를 주눅들게 하는

겨울나무 한 그루